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피격 공무원, 동료들 꽃게대금까지 도박으로 탕진…도피 목적 월북한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해양경찰청 “A씨 출동 전후 수시로 도박하는 등 깊이 몰입”

세계일보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가운데) 등 해경 관계자들이 2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에 피격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현실 도피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해양 경찰은 서해 북단 서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가 도박 등으로 인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연 해양경찰청은 “A씨는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경은 구체적으로 A씨가 최근 455일 동안 591차례 도박자금을 송금한 사실과 각종 채무 등으로 개인회생 신청, 급여 압류 등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심지어 A씨는 동료와 지인들로부터 받은 꽃게대금까지 도박으로 탕진한 뒤 당직근무에 임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은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입고 있었던 구명조끼는 붉은색 계열로 확인했다”며 “실종자의 침실에 구명조끼가 보관돼 있었으나 침실에서 붉은색(B형) 구명조끼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보아 해당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경은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로 부유물에 의지하고 있었고 북측 민간선박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고 월북 의사를 표명했다며 이와 관련된 내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1일 연평도 해상에서 어업지도를 하다 실종됐고 이후 북한군 피격으로 숨졌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