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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교황 "동성 커플 가족 구성할 권리 있어"…동성결합 공개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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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입장 밝혀

교황청 안팎에서 환영 목소리

헤럴드경제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헤럴드경제]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교황 중 처음으로 "동성애자들도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동성 커플의 결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가톨릭교회의 역사적인 방향 전환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교황의 이같은 입장이 공개됐다.

교황은 다큐멘터리 내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하나의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민결합법(Civil union law)이다. 이는 동성애자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라며 "나는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민결합법은 동성 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 법은 동성 커플에게 이성 부부와 동등한 법적 권리를 인정한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

AP 통신 등 외신들은 "동성 간 가족 구성을 공개 지지한 역대 첫 교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있을 당시 동성 결혼 합법화에는 반대하면서도 이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황 즉위 후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교황은 즉위 직후인 2013년 7월 동성애자 문제를 두고 "주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로이터에 "시민결합법에 대한 교황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지지는 가톨릭교회와 성소수자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고 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성소수자 차별을 강한 톤으로 비판해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에 상영된 다큐멘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7년을 조명한 기록물이다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 에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가 제작했다.

주로 국제 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2016년 우크라이나의 자유화 투쟁을 주제로 한 '윈터 온 파이어'로 아카데미와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2018년에는 시리아 내전의 비극을 다룬 '시리아의 비가: 들리지 않는 노래'로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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