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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하루키, 목에 가시처럼 걸려 있는 아버지의 풍경...'고양이를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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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진 = 비채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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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민 인턴 기자 = 세계인이 사랑하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버지의 시간을 서사로 쌓아올린다. 신작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출간됐다.

그간 일본 문학 특유의 사소설풍 서사와는 다소 거리를 두어온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번 서적을 통해 가장 사적인 테마, 즉 아버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책은 유년기의 입양과 파양, 청년기의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의 교직 생활, 노년기의 투병 등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 개인의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이다.

'무라카미 지아키'는 1917년 교토 어느 절집의 6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야만적인 전쟁의 나날을 견딘 후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 생활을 하다 2008년 고인이 됐다.

하루키가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아버지 지아키는 소년 하루키에게 끔찍한 전장의 기억을 공유한다. 그중 중국군 포로를 군도로 척살해버린 무도한 기억은 현재까지도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그 일은 대학살이 일어났던 난징전에 아버지가 참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으로 발전했지만, 끝내 의구심을 해결하지 못한 채 아버지와 사별하고 만다.

그리고 어느 날, 목에 가시처럼 걸려 있는 아버지의 삶의 풍경들을 글로 써 정리해보자고 결심한다.

저자는 시종 아무리 잊고 싶은 역사라도 반드시 사실 그대로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아버지의 역사를 '논픽션'이라는 이야기의 형태로 용기내어 전한다.

책은 '문예춘추' (2019년 6월호)에 처음 공개되어 그해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기사에 수여하는 '문예춘추독자상'을 수상하는 등 열렬한 박수를 받았지만, 일부 극우 역사수정주의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후 수정·가필을 거쳐 삽화와 함께 단행본으로 출간, 아마존 재팬, 기노쿠니야, 오리콘 등 각종 도서 차트 1위를 석권했다. 13컷의 삽화는 타이완 출신 신예 아티스트 가오 옌의 작품이다. 102쪽, 비채, 1만3500원.

☞공감언론 뉴시스 lsm93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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