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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BTS 트집 잡는 중국…日 '남중국해' 발언엔 입도 뻥긋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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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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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3박4일간의 첫 해외 순방을 마치고 21일 저녁 귀국했다. 스가 총리는 남중국해 등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했지만, 중국에선 이를 비판하는 정부의 입장이나 언론 보도가 없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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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3박4일간의 첫 해외 순방을 마치고 21일 저녁 귀국했다. 스가 총리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중국측은 이례적인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 19일 스가 총리가 베트남-일본대학에서 남중국해에 관한 강한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당일 연설 제목부터 '함께 인도태평양의 미래를 만들자'였다. 스가 총리는 연설 도중 "법의 지배"라는 표현을 다섯번이나 반복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이러한 법의 지배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본은 남중국해의 긴장감을 높이는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을 콕 집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향한 분명한 견제 행보였다.

닛케이는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스가가 누구를 향해 얘기하고 있는지 분명했다"면서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국화에 대해 강한 언어를 구사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이밖에 베트남에서 양자간 공급망을 강화하자는 합의도 이끌어 냈다. 이는 곧 일본 기업들의 중국내 공급망을 베트남으로 옮기겠다는 뜻이었다. 또 베트남과 방위장비 기술이전 협정도 체결했다. 일본에서 생산한 무기를 베트남에 수출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두고 닛케이는 "양국간 이러한 관계 진전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쉽지 무시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면서 "그런데 중국의 반응은 이상하게도 침착하고 절제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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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당장은 일본의 발언에 비판을 하기 보다는 미국과의 대응에 집중하고 시 주석의 임기 연장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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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처럼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데에는 당장 일본과 스가 총리를 공격하는 것이 별로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미국에 맞서는 '항미원조(중국이 6.25전쟁을 부르는 이름)'이 화두로 떠오른 데다가 시 주석에겐 자신의 권력 강화 발판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스가 장관의 베트남 연설이 나온날, 시 주석은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항미원조 70주년 전시를 참관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6·25전쟁 참전 의의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리커창 총리, 왕치산 국가부주석 등 공산당 핵심 인사들도 함께 했다. 그리고 오는 23일에는 6.25전쟁 70주년 기념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6.25전쟁 전시를 참관하는 것은 미국과의 갈등이 불붙지 않았다면 가능성이 별로 없었을 일이라고 했다. 시 주석이 6.25전쟁에 관심을 쏟는 것은 미국에 처음으로 맞서 싸운 중국의 역사를 다시 꺼내 이번 갈등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이날 중국 관영매체들은 스가 총리의 발언에 반응하기 보다는 시 주석의 발언에만 집중했다.

게다가 다음주엔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가 열린다. 닛케이는 시 주석에겐 이번 회의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구체화하고 강화하는 내용을 통과시키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전했다. 2022년까지가 임기인 시 주석은 장기집권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 스가 총리의 발언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 시 주석이 일본 방문 계획을 여전히 추진 중이라는 점도 비판을 자제한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는 "외교라는 체스게임에서 단시간내 미국을 방문하기 어려운 시 주석은 국빈 방일 준비를 하는 것이 아마 이치에 맞을 것"이라고 했다.

닛케이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달 예정했던 일본 방문을 미뤘지만, 일본을 방문하게 되면 시 주석의 방일 일정을 잡는 단 하나의 목적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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