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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완성차 국내공장 '일감절벽'… 노조리스크까지 경영난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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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전년동기比 14% 줄어
르노삼성, 1~9월 생산량 21%↓
노조 파업땐 생산 물량 빼앗길 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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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의 국내공장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10~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본사로부터 신차에 대한 일감을 배정받지 못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공장에서 일감이 감소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노조 리스크는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의 올해 1~9월 국내 생산량은 9만7951대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GM의 국내 생산량도 26만2173대로 전년 동기대비 14%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수요가 일부 위축된 영향도 있지만 일감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르노삼성은 올해 3월부터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됐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를 그동안 연간 10만대 이상을 생산해 왔는데, 올해 계약이 끝나면서 일감 절벽에 내몰렸고, 수출이 급감했다. 르노삼성이 지난 9월 모기업 르노그룹으로부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유럽 수출 물량을 따내면서 한숨은 돌렸지만 얼마나 많은 물량을 수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차 투입도 지연되고 있다.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신차는 완전변경 기준으로 올해 XM3가 유일하다.

한국GM도 국내공장 생산 기준으로 올해 초 출시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하면 마땅한 신차가 없다.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은 오는 2023년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그나마 트레일블레이저가 누적 수출량이 10만대를 넘어서면서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나머지 차종은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한국GM은 SUV를 중심으로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방식으로 내수 시장에서 차량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노조 리스크'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GM 노사는 신차 배정 등 미래발전방안과 성과급 인상을 골자로 한 임단협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사측이 부평2공장에 신차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사측이 성과급 지급과 부평2공장에 대한 미래 발전방안을 제시했지만 생산일정 및 조정만 언급됐을 뿐 부평2공장에 신차 배정이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조는 사측의 추가 제시안 내용을 검토한 후 이르면 22일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자동차 재고 증가 여파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는데,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공장이 다시 멈출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차 노조는 11년 만에 기본급을 동결하며 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노조 리스크가 가중되는 모양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지속될 경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려던 물량 일부를 다른 곳으로 빼앗길 우려가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되는 국면 속에서 노사 모두 한발 양보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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