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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SK하이닉스, 10조3000억원 빅딜로 인텔 낸드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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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SK하이닉스가 10조3000억원의 빅딜을 통해 미국 인텔사의 낸드 사업부문을 인수해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SK하이닉스가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000억원의 빅딜로 인텔의 낸드를 품었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함으로써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낸드 플래시 부문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에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게 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가격 변동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의 D램 생산 기업이지만 올해 2분기 기준 D램이 전체 사업의 72%에 달하는 반면 낸드는 24%에 그치는 등 기형적인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다. 때문에 D램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회사의 수익도 들쑥날쑥해 사업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SK하이닉스가 2014년 미국 바이올린 메모리 PCIe 카드 사업부와 벨라루스의 소프텍 벨라루스의 펌웨어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2017년 옛 도시바(현 키옥시아)에 4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도 모두 낸드 부문을 보강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낸드 부문의 열쇠를 극복하지 못하자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3.8%로 1위이며 키옥시아(17.3%)와 웨스턴 디지털(15%)이 2위와 3위, 인텔(11.5%)과 SK하이닉스(11.4%)가 나란히 4위와 5위에 올라 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인수를 마무리하면 낸드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게 되면서 삼성에 이어 단숨에 2위 자리로 뛰어오르게 된다. 특히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에서는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 기업용 SSD 점유율은 올해 2분기 인텔이 29.6%로 2위, SK하이닉스가 7.1%(5위)로 두 회사를 합친 점유율이 36.7%에 달해 현재 1위인 삼성전자의 34.1%를 넘어선다.

SK하이닉스가 통 큰 베팅을 하게 된 데는 평소 공격적인 M&A로 외향을 확장해온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도 SK하이닉스의 ‘깜짝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다롄 낸드 생산 시설과 낸드 관련 지식재산권(IP), SSD 기술 경쟁력 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 낸드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키옥시아에 4조원을 투자한 가운데 또다시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하게 되면서 자금마련에 부담이 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낸드는 D램에 비해 수익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석희 대표는 “이번 인텔 인수로 D램 사업만큼 낸드 사업이 성장한다면 기업가치 100조원이라는 목표 달성은 앞당겨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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