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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덴마크 코펜하겐 시장, 성추행 사퇴 “사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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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10년째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정을 이끈 프랑크 옌센(59) 시장은 19일(현지 시각) 성추행 사실을 공개 사과하며 시장직에서 사임했다. 옌센 시장은 덴마크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이하 사민당) 소속 유력 정치인이다.

조선일보

2010년부터 12년째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정을 이끈 프랑크 옌센 시장은 19일(현지 시각) 성추행 사실을 공개 사과하며 시장직에서 사임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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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옌센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불쾌하도록 만든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나는 사민당에 유해하고 낡은 관행”이라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나도 문제의 일부였다. 변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젠더, 정당, 노조 등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 문제의 일부가 되는 것보다 해결책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옌센 시장의 사임 발표는 지난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뒤 급격하게 진행됐다. 여성 2명은 지난 16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옌센 시장으로부터 지난 2012년과 2017년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두 건의 성추행 사건 모두 사교 모임에서 벌어진 일이며 여성들의 의사에 반해 옌센 시장이 그녀들의 몸을 만졌다고 한다. 특히 이들 중 한 명은 사민당원이라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이에 여성인 메티 프레데릭센(42) 덴마크 총리 겸 사민당 대표는 “옌센 시장의 사임은 올바른 결정”이라며 “사민당 안에 문제가 있는 게 명백하다. 이제부터라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프레데릭센 총리는 “옌센 시장이 30년 이상 정치 경력을 쌓은 건 인정하나 성추행 문제는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더이상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 옌센 시장은 1990~2000년대초 덴마크 법무장관을 지냈다.

이로써 차기 코펜하겐 시장을 뽑는 선거는 내년 11월 열린다. 최근 몇달간 덴마크 정치, 영화 산업, 언론계 등에선 직장 남성 동료나 상사로부터 여성들이 당한 성폭력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편, 옌센 시장은 지난 2016년 서울시 우호도시인 코펜하겐 시장 자격으로 서울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으면서 국내에 알려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1958년부터 국가원수 등 세계 주요인사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고 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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