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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제32회 아산상 대상, 우간다서 27년간 봉사한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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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한 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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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사회복지재단(아산재단)은 제32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27년간 현지 주민을 위해 봉사해 온 여혜화(여·72) 베네딕다 수녀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아산재단에 따르면 여 수녀는 필리핀 간호대학에서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소록도에서 3년간의 봉사활동을 마친 후 1993년에 아프리카 우간다 파견을 자원했다.

여 수녀는 현지에서 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병원과 아동 교육을 위한 유치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여 수녀는 다른 수녀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와중에도 묵묵히 공동체를 지키며 현지의 모든 활동을 이끌어왔다. 우간다에 파견된 외국 수녀가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의무 파견 기간인 4년만 채운 후 돌아갔다. 지금까지 현지에 남아있는 한국인 수녀는 여 수녀가 유일하다.

여 수녀는 파견 당시를 회상하며 "아무 기반도 없는 지역에서 힘든 생활이 예상됐지만 기쁜 마음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돌아올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여 수녀는 우간다 진자에 성 베네딕도 헬스센터를 세우고 산부인과와 치과, 에이즈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 수녀는 병원 외에도 성 베네딕도 유치원, 초등학교를 세워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수녀원, 농장, 양어장 등으로 구성된 우간다 공동체의 총 원장을 맡아 직접 사탕수수 농사를 짓고 민물고기 치어를 기르며 공동체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산상 의료봉사상에는 파키스탄 사막에 종합병원을 세우는 등 19년간 가난한 이들을 치료하며 인술을 실천해온 민형래 원장(남·54)이 선정됐다.

민 원장은 고신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반외과 수련을 하다 1999년에 네팔에서 2개월간 의료봉사를 했고, 2001년부터는 파키스탄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2003년에는 파키스탄 사막 지역의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학교와 기숙사를 겸한 호스텔을 세웠고, 2013년에는 신생아실과 수술실, 검사실, 50여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인 차초로병원을 개원했다. 차초로병원에는 매일 100여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하고 있고, 현재까지 10만여 명의 지역주민이 의료혜택을 받았다.

아산상 사회봉사상에는 장애인, 노인, 노숙인 등을 위한 복지시설을 세우고 84년간 소외계층의 보금자리가 돼 준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이 선정됐다.

성모자애원은 프랑스 출신의 남대영(본명 루이 델랑드, 1895∼1972) 신부가 1920년대 한국에 파견된 후 소외계층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 모태가 됐다. 이 곳은 1936년 눈길에 쓰러진 할머니와 고아 2명을 데려와 보살피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구호사업이 시작됐다. 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보금자리와 한센인을 위한 마을을 조성하는 등 시대별로 필요한 복지사업을 전개해나갔다.

현재는 대구와 경북 영천, 포항에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2곳, 노인 전문 요양시설 2곳, 노숙인 요양시설 1곳과 무료급식소 1곳 등 총 6개의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자는 뜻에서 제정됐다.

재단은 아산상 대상 수상자에게 상금 3억원,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수상자에 각각 1억원 등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 수상자에게 총 7억7천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서울 송파구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홀에서 열린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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