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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코로나19에 `집콕` 아이, 게임과 뗄 수 없다면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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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게임하는 아이들도 늘었다. 특히 온라인 교육으로 인해 PC와 모바일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게임과 더 가까워지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막거나 게임에 흥미를 갖지 못하도록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쉽다. 성적에 따른 보상이나 처벌 도구로도 게임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게임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게임은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문화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게임으로 올바른 재미를 추구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친구들과의 협업으로 유대감도 쌓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겸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19일 "부모는 게임을 학업을 방해하는 요소로 보고, 아이들은 게임을 여가와 문화로 보는 시각 차이가 가정에서의 갈등을 유발한다"며 "가정 내 올바른 게임 지도를 위해서는 감시와 감독이 아닌 관심과 대화를 통해 자녀의 자기조절능력과 책임감을 높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녀의 무분별한 게임 이용과 과몰입을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 게임을 조절해 즐길 수 있도록 가정 내 규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게임문화재단에 따르면 자녀의 게임 조절은 시간이 아닌, 미션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실제 게임에 따라 규칙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으로 조절하는 것은 아이가 온전히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만드는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보다 퀘스트를 해결하고, 스테이지 완료나 기록 달성 등 게임 속 미션을 목표를 기준으로 삼아 자녀의 게임 규칙을 정하는 것이 갈등을 없애는 방법이다.

또한, 게임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를 분명하게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하루에 정해진 양의 학업 과제를 다 마친 뒤 게임을 한다'라거나, '대화할 때나 밥을 먹을 때는 게임을 할 수 없다' 등 부모와 자녀가 협의해 게임을 일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본 틀을 제공하고, 규칙을 잘 지킬 때마다 칭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게임 이용 규칙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자녀와 협의되지 않은 부모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규칙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지키기 힘든 규칙이나 너무 많은 제한을 두는 것은 피해야 하며,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부모가 감정적으로 화풀이하거나 훈육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녀가 규칙을 지키지 못한 이유를 파악해 개선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올바른 게임 지도를 위해서는 부모가 게임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게임을 주제로 서로 소통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게 게임문화재단의 설명이다. 특히, 게임에 대해 일관적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학업 성적에 따라 게임을 평가하는 잣대가 흔들려서는 자녀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없다.

이어, 게임은 아이들의 전유물이며 게임을 통한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게임에 대해 공감하는 마음을 갖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 부모의 적극적인 지도로 올바르게 게임을 이용하고 재미를 찾는 아이들은 자기조절능력을 기를 수 있고 학업은 물론 교우관계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과거, TV를 바보상자로 불렀던 것처럼 게임을 교육과는 상반된 '오락물'로 인지해 막연한 거부감을 느끼는 부모가 많다"며 "가정 내 올바른 게임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부모가 편견을 갖지 않고 아이들의 문화를 이해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게임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부모의 게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문화재단이 진행하는 '보호자 게임 이해하기(리터러시) 교육'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게임을 둘러싼 환경과 문화를 이해하고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학부모와 자녀간의 소통과 게임을 활용한 지도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고령층에게는 치매 예방을 위한 게임과 게임을 활용한 세대 간 소통 방법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게임문화재단은 "게임이 단순한 놀이문화가 아닌 교육·의료·복지에 쓰이는 가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알리고, 게임의 문화산업적 역할 및 기능적 효과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호자 게임 이해하기 교육을 온라인 상설 교육으로 전환해 오는 12월까지 매주 2회씩 강의한다. 온라인에서도 완성도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 분야를 인문, 학습, 인성, 진로 등 4가지로 세분화하고 각 분야 전문가를 연사로 초청해 전문성을 높였다.

강연자로는 인지심리학자인 김 교수 등 학계 권위자와 주요 게임사 임원진,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소속 가족 상담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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