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금감원 부실감독 질타
7차례 공식 민원 접수에도 조사 안해
윤석헌 "순차적으로 보느라 시간 걸려
확인된 불법 행위 엄정한 조치할 것"
靑인사 관여 의혹엔 "사실 아니다" 해명
이에 더해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이 채용비리 혐의로 실형을 받는 등 은행권의 채용비리가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부정 합격자들에 대한 조치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공통점은 청와대 인사가 관여됐다는 점”이라며 “금감원 관리 기능이 제대로 안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는 운용사가 투자자 자금을 대부업체나 부실기업에 투자하면서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투자자 피해액은 라임사태는 1조6000억원, 옵티머스사태는 5000억원에 이른다.
윤 의원은 또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7차례 민원이 접수된 점과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 52곳을 조사해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부실징후 운용사로 분류했던 점을 들어 환매 중단 전에 예방이 가능했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나름대로 분류해서 순차적으로 들여다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윤 원장은 또 ‘청와대 민정비서실이 금감원 감찰을 나온 것이 사모펀드 조사에 부담을 준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민국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옵티머스 사태 본질을 사전에 사기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금감원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방조한 것”이라며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게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 고문으로 활동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금융당국과 유착을 도운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면서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옵티머스 등에 대한 관련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확인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선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사항을 공개해달라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요구에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거부했다.
같은 당 유의동 의원은 옵티머스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본금 부족에 대한 검사를 끝낸 날로부터 이에 대한 시정조치 유예를 결정하기까지 총 112일이 걸렸다”면서 이는 평균적으로 걸리는 기간의 두 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옵티머스가 과거 금감원 고위층에게 로비한 정황이 알려진 데 이어 실제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과도한 기간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들도 등장하고 있다”며 수사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감독 실패에 대한 질책은 여당에서도 나왔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의 체계 비효율성이 사모펀드 문제를 키웠다”라며 “금감원은 이미 실태점검 등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 위험성을 인지했지만, 대책 마련이 미진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도 재점화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4개 은행에 대해 이미 대법원의 최종 유죄판결이 났음에도 유죄에 인용된 부정 채용자 61명 중 41명이 그대로 근무 중”이라며 “채용자들은 문제 없이 근무하고, 피해를 본 시험 응시자들은 피해자로 특정 되지 못해 구제를 못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채용 비리 때문에 은행 산업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지적한 부분에 거의 동의하지만 금감원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은행들이 부정 채용자에 대한 해결 의사가 없다고 보면 되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은행이 의무적으로 피해자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도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는 우리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시민단체의 피해구제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음에도 계열사 고문으로 취임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면서 채용비리 책임자들을 사임시키고, 피해자 구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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