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지나가던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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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독일 베를린 당국이 도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린 것에 관해 일본 언론은 '외교설득전의 성과'라며 자축하고 나섰다.
11일 일본 극우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위안부상(像) 철거, 한국의 반일(反日) 막는 외교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지난 9일부터 독일 소녀상 철거 문제를 다룬 기사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해당 사설에서 "스가 정권은 아베 신조 전 정권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반일행위와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아간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라며 "동상을 방치하면 위안부가 강제 연행된 '성노예'라는 역사 날조가 퍼질 수 있다. 악질 반일행위의 싹은 확실히 잘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일 당국의 철거명령 결정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지난 1일 독일 외무상과 가진 회담에서 소녀상 철거를 요청하는 등 독일 측에 취한 조치들 덕분"이라며 "위안부 동상 설치를 계속해 온 한국의 수법이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게 됐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을 겨냥해 "스가 총리가 지난달 24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을 촉구했음에도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위안부상을 옹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맹비난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달 14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차기 총재로 선출된 뒤 도쿄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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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7일 독일 당국은 지난달 베를린 미테 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독일 측은 신청 당시 알리지 않은 설명문을 설치해 독일과 일본 간 긴장이 조성됐다며 "일방적인 공공장소의 도구화를 거부한다"라고 밝혔으나 내막에는 일본 정부의 상당한 압박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은 이를 두고 '외교설득전의 성과'라며 자축하는 분위기이다. 일본 정부는 독일과의 대화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에 대해 거듭해서 설명하고, 소녀상 제작비를 지원해 온 정의연 회계부정 문제 역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케이 신문 역시 "불투명한 회계 처리 의혹으로 국내외에서 엄격한 시선이 쏟아진다"라며 "적의 실책(敵失)"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1993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2015년 12월 한일위안부합의를 통해 한국 측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不可逆) 해결을 확인했다"라고 주장하며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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