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향후 회담서 지렛대 사용”
日 “주한미군 압박 목적 명백”
시진핑 “산과 강 잇닿은 이웃
지역 평화·안정에 적극 기여”
방독면 쓴 생화학부대 북한군 생화학부대 군인들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심야 열병식에서 방독면을 쓴 채 정면을 보고 경례하고 있다. 생화학 부대를 제외하곤, 열병식에 참석한 군인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한 데 대해 해외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이 새 무기를 열병식에서 선보인 것은 도발보다 과시를 선택한 것이지만, 대선 이후 도발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애니스 국장은 “북한이 올해 3개의 태풍, 식량 불안, 국제제재, 코로나19 위협으로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이 계속 발전할 것임을 다시 한번 세계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안킷 판다 미국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도 트위터를 통해 “최대 규모의 도로 이동식 액체연료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멀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은 “이번 미사일은 괴물”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은 (기존 ICBM보다) 비행거리가 길고 더 강력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김 위원장은 발사까지는 가지 않고 노동당 기념일에 공개함으로써 미 대선을 앞두고 불필요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도발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열병식은 도발적이 아니라 과시적이었다”면서도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북한이 2021년 초에 새로운 ICBM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N도 “ICBM 공개는 김 위원장이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앞으로 회담에서 지렛대를 강화하려고 마음먹을 경우 미사일 시험발사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도 북한의 신형 ICBM 공개를 주시하며 분석에 들어간 분위기다. 미국 정부가 동맹국과의 협의 의사를 밝힌 만큼 미·일, 한·미·일 루트를 통해 관련 분석과 평가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군비 증강의 성과를 강조하는 한편 미·북 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다음 달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에 대한 과잉 도발을 피하려고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요미우리신문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의가 막힌 상태를 주시하며 핵·미사일 공격력 향상을 과시했다”며 “서울이나 주한 미군에 대한 공격용으로 미국을 압박할 목적임이 명백하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의 이례적인 심야 열병식에 대해 “극적인 연출이나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있는 외에 미국의 정찰위성에 의한 정보 수집을 경계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10일 공개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화환. 노동신문·뉴스1 |
반면 중국은 북한과의 친선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에 보낸 축전에서 양국 관계를 두고 “동지와 벗”이라며 “중조(중북)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는 친선적 인방(이웃나라)이며 다 같이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국가”라고 표현했다. 시 주석은 “조선(북한) 동지들과 함께 중조 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해 양국과 양국 인민에게 보다 큰 행복을 마련해주고, 지역 평화와 안정, 발전, 번영을 실현하는 데 새롭고 적극적인 기여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워싱턴·도쿄=이귀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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