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의 수준 낮은 거짓말보다 더 궁금한 것은 압수수색 아니고선 알 수 없을 문건이 왜 지금 유출돼 특정 보수언론의 이재명 음해 기사의 재료가 된 것"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일 일부 언론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이 물류단지 사업을 문의했다’며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선일보는 사기꾼에 놀아난 걸까? 검찰 문건은 어떻게 유출되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를 통해 “초대형 펀드 사기단이 ‘물류단지 패스트 트랙’이란 말을 창작하고 법률상 불가능한 ‘2020.9.까지 인허가 완료’라는 거짓 문서를 만들었는데, 이 뻔한 거짓말을 조선일보가 저의 실명을 언급하며 그대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옵티머스자산은 1조원대에 이르는 펀드 환대 중단에 따른 사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란 문건에 채동욱 당시 옵티머스 고문(전 검찰총장)이 지난 5월 이 지사를 만나 경기 광주시 소재 봉현 물류단지 사업 인·허가과 관련해 문의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사는 또 “구속 중인 김 대표가 검찰 진술과정에서 변호사를 통해 제게 특정 물류단지 사업을 청탁했고, 저는 그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거나 그런 메모가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들렸다”며 “어이없는 얘기라 무시했는데, 저의 실명을 넣어 의혹제기 보도를 냈다”고 전했다.
이어 “보도에 등장하는 옵티머스 문건 내용에는 ‘경기도 담당 국장이 특정 물류단지에 매우 긍정적’이며, 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패스트 트랙’이 진행 중이고, ‘인허가 시점은 9월’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법률상 사실상 전혀 불가능하고 누구도 하지 않은 허구의 말”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법에 의하면 물류단지 시행자가 국토교통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해 시·도지사에게 인가 신청을 하면 주민의견 청취와 합동 설명회 또는 공청회, 환경영향평가 및 이를 위한 한강환경유역청과의 협의, 토지수용위원회와의 사전 협의, 관련 시·군과의 협의(사실상 동의) 등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 모든 절차를 이행하려면 관련 기관들이 모두 동의하고 최대한 신속히 절차에 협조한다고 가정해도 최하 1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4월 말에 사업승인 신청을 했는데 ‘5개월 만인 9월 인허가’란 전혀 불가능하고, 그런 불가능한 약속을 할 공무원은 없다”며 “도는 행정절차를 진행하며 광주시와 협의(사실상 동의)를 해오도록 요구했는데, 광주시의 완강한 반대로 협의를 할 수 없어 9월3일 사업 시행자가 ‘광주시와 협의가 어렵다’며 기제출 보완서류 접수를 취하(서류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직에 몸담은 이래 인사든, 사업이든 청탁을 철저히 배격해왔다”며 “정치를 하면서 업자들과 관련 맺거나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았고, 완고한 기득권에 포위돼 어항 속 금붕어처럼 감시받는 속에서 부정 행정은 곧 죽음임을 십수년간 체험했는데, 무리한 행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게속해서 “메모에 등장하는 변호사(채 전 총장)와는 지난 5월 여러 지인이 함께 만나 장시간 경기도와 우리 사회의 경제, 정치, 사회, 사법 등 여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을 뿐 물류단지를 포함한 특정 사업에 대해서는 질의나 청탁을 들은 일이 없고 저 역시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청탁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이 지사와 만났다는 채 전 총장도 전날 “봉현 물류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나 인허가 등과 관련한 그 어떤 말을 꺼낸 사실조차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이 지사는 또 “사기꾼의 뻔한 거짓말을 빌미로 누군가를 정치적 곤경에 빠트리는 행태는 많이 보아온 장면”이라며 “사기범의 수준 낮은 거짓말보다 더 궁금한 것은 압수수색 아니고선 알 수 없을 문건이 왜 지금 유출돼 특정 보수언론의 이재명 음해 기사의 재료가 된 것”이라고 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2018년 4월∼2020년 6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2천900명으로부터 1조2천억원을 끌어모아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조성하고서 실제로는 부실채권 인수·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7월 다른 관계자 3명과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 수익자에 정부와 여당 관계자 여러 명이 포함돼 있다는 내부 문건 등을 확보하고, 이들이 실제로 옵티머스 펀드 조성·운용 과정에 관여했는지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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