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친중세력’ 규정해 반중 유권자 결집하려는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으로 복귀한 직후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척’ 포즈를 취하는 모습. 연합뉴스 |
백악관에서 공개 활동을 삼간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와 국정 수행을 병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설이 한층 더 독해졌다.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고 부르던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예 ‘중국 흑사병(Chinese Plague)’으로 단정하며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중국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미·중 대결 구도를 확고히 함과 동시에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친중(親中)’ 세력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숙고 끝에 내린 행정명령 덕분에 미국은 ‘중국 흑사병(Chinese Plague)’의 유행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도 52만5000개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며 “민주당은 국경을 열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행정명령은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인 올해 초 미국이 중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며 국경을 닫은 조치를 뜻한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중국과의 국경 봉쇄는 과도하고 사실상 무의미하다”며 반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덕분에 더 많은 미국인의 생명과 안전을 구할 수 있었다”고 자화자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코로나19를 ‘중국 흑사병(Chinese Plague)’이라고 지칭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트위터 캡처 |
바이든 후보의 아들이 과거 중국계 회사의 이사를 맡아 거액의 연봉을 챙긴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단골 공격 소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 부자를 싸잡아 ‘미국을 중국에 팔아넘기려는 세력’으로 매도하는 중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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