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연출가 故 김상열, 1978∼80년 집필 수사반장 대표작 26편 담아
극본으로 다시 만나는 '수사반장'…김상열 희곡집 출간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1970∼80년대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 극본이 올해 22주기를 맞은 연극인 고(故) 김상열(1941∼1998) 씨의 희곡집에 담겨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6일 김상열연극사랑회에 따르면 '수사반장 1·2'라는 이름으로 오는 26일 동시 출간되는 김상열 희곡집 16·17권에는 김 씨가 1978∼80년 집필한 수사반장 극본 26편이 실렸다.
드라마 수사반장은 1971∼1989년 MBC를 통해 방영된 수사 실화극이다. 배우 최불암 씨가 수사반장의 실제 모델이었던 최중락 전 총경 역할을 맡아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 큰 인기를 끌었다.
생전 연극과 방송, 마당놀이 등 다방면을 오가며 활동했던 김씨는 3년간 100편이 넘는 수사반장 극본을 썼다. 희곡집에 담긴 극본들은 고인의 아내인 한보경 씨가 당시 수사반장 PD였던 고석만 씨와 이양구 작가의 도움을 받아 엮은 것이다.
두 희곡집을 통해서는 '저택의 귀뚜라미', '삼복의 개', '함 오는 날', '권주가', '형사의 수첩' 등 김씨가 집필했던 수사반장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수사반장 극본이 책으로 묶여 독자들을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내 한씨는 1999년 김씨가 암으로 세상을 뜨자 3권까지 출간된 김상열 희곡집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20년간 여러 예술 분야에서 남편이 남긴 작품들을 선별해 15권까지 발간 작업을 이어왔고, 수사반장 극본이 더해져 희곡집 분량은 17권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씨는 "수사반장 작업을 하면서 그때 그 시대의 시대상을 볼 수 있었다"며 "이런 모습은 현대 우리 삶에서 반복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극본으로 다시 만나는 드라마 '수사반장'…김상열 희곡집 출간 |
고인은 생전 극작가로서 연출가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김씨는 1966년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뒤 극단 가교의 초기 멤버로 무대 현장에 뛰어들었다. 천막 극장, 교도소 순회공연, 실험극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연극 무대를 넘어 방송으로 나아갔고, 이때 수사반장 극본 집필을 맡았다.
1988년 극단 신시(현 신시컴퍼니)를 창단하고, 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 대전 엑스포, 세계잼버리대회 등 국내에서 열린 국제 행사의 구성 대본과 총연출을 맡았다. 그는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및 연출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세상을 떠난 뒤로도 공로를 인정받아 여러 공로패와 감사패가 수여됐다.
'수사반장 1·2'의 출판기념회는 26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김상열연극사랑의집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제22회 김상열연극상 시상식 및 제16회 김상열연극장학금 수여식이 함께 있을 예정이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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