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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여행자제 당부’에도…강경화 장관 남편, 요트 구입차 미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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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 3일 출국 <한국방송> 보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 없어 매일 집에서 지키고만 있을 수 없다”

외교부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상황속 부적절한 행보·언행 도마 오를듯


한겨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한국방송>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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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3일 수억원대 요트를 사기 위해 미국 여행을 떠났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조처로 전 세계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태여서, 외교부 장관 배우자의 이번 여정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3일 <한국방송>(KBS) 보도에 따르면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를 탑승했다. “자유여행”을 떠난다고 이날 취재진에게 말한 이 교수는 지난달 중순 자신의 블로그에 “‘캔터 51' 선주와 연락을 주고받고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고 올렸다. ‘캔터 51’은 캔터라는 회사에서 만든 51피트(약 15m) 길이의 세일링 요트로, <한국방송>은 몇 년 전 약 3억여원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미 요트 한 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지난 2017년 강 장관이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이날 ‘강 장관이 해외여행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었느냐’는 <한국방송> 쪽 질문에 “어른이니까”라며 “놀러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의 가족으로서 부담은 없느냐’는 물음에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잖냐”고 답했다고 한다.

한겨레

외교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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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발령하고, 지난달 19일 이 조처를 연장하는 3차 발령을 내렸다. 근거로는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를 방지하고 국내 방역을 위해서도 국민의 해외 방문 자제가 긴요한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수억원대로 추정되는 요트 구매를 위해 출국한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한다”고 <한국방송>에 말한 이 교수의 발언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 직원들도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외교부는 3일 밤까지 이 교수의 행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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