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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TV토론 '난장판'..."백인우월주의자 비판해보라"에 입 다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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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대통령, 사회자는 접니다."(크리스 윌리스 폭스뉴스 앵커)
"제발 입 좀 다물어!"(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조, 당신이 거짓말장이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밤 첫 대선후보 TV토론을 가졌다. 이날 밤 9시부터 10시40분까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크리스 월러스 폭스뉴스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이제까지 본 대선후보 토론회 중 가장 엉망진창(chaotic)인 토론회"(CNN)였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의 노골적인 끼어들기, 말 자르기 전략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시종일관 이런 태도를 유지했고, 사회자의 제지도 통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처음에는 트럼프에게 발언 기회를 빼앗기다가 토론 중반 이후부터는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끼어들었을 때는 말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식으로 대응했다.

트럼프는 순발력과 뻔뻔함, 공격성 측면에서는 탁월함을 보였지만, 정책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공허함이 드러났다. 전임인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 탓하기, 언론 원망하기, 중국 비난하기 등 '남의 탓'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을 채웠다.

트럼프는 기후위기, 경제정책, 인종차별 문제 등에 대해 바이든이 자신의 정책을 제시하는 동안에는 거의 끼어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정책과 대안 부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트럼프는 토론회 말미에 또 '우편투표 사기론'과 '선거 불복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제기하면서 우편투표 관련 근거 없는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토론회는 '난장판'이 됐고, 트럼프는 2016년에 비해 더 공격적이고 뻔뻔해진 모습을 보였다. '어게인 2016'을 기대하는 트럼프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의 위치가 야당 후보에서 대통령으로 바뀌었고, 경쟁자도 힐러리 클린턴에서 조 바이든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내 임기는 4년, 대법관 지명할 수 있어" vs 바이든 "배럿, 오바마케어와 낙태 끝낼 것"

엉망진창이 됐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연방대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경제 △인종차별 △선거의 완전성 등 주제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뚜렷한 차이는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연방대법관 임명 문제. 트럼프는 지난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지난 26일 지명했다. 공화당은 10월 둘째주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대선 직전인 10월 29일께 인준 표결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2016년 2월 대선 9개월을 앞두고 대법관 공석이 생겼을 때 '대선 직전'이라는 이유로 후임 임명을 반대했던 공화당이 안면몰수하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미 선거에서 이겼고, 백악관과 상원 모두 공화당이 잡고 있기 때문에 대법관 지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은 "지금 이미 선거가 진행 중이므로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난 3년 임기로 임명된 게 아니라 4년 임기로 임명됐다"고 반박했다.

바이든은 강경 보수인 배럿 판사가 임명됨에 따라 대법원 구성인 '보수 6 대 진보 3'으로 바뀌는 것과 관련해 "배럿은 좋은 판사지만 그녀는 오바마케어, 로 대 웨이드(낙태를 합법화한 판결)를 끝내는 것에 투표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나도 필요할 땐 마스크 써" vs 바이든 "팬데믹에 대규모 유세 무책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는 '중국'과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또 코로나19로 2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도 대응을 잘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사회자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양복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며 "나도 필요할 땐 마스크를 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에 대해 "200피트 떨어져 있어도 엄청나게 큰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비아냥 거리면서 마스크에 대한 거부 입장을 숨기지 못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책임이 트럼프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경제회복 문제에 있어서도 트럼프와 인식 차이를 강조했다. 그는 빠른 경제회복(V자형)을 주장하는 트럼프를 향해 "트럼프가 관심이 있는 것은 부자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백만장자들은 오히려 자산이 증가했다. 하지만 노동자 가정을 보라"고 비판했다.

한편 팬데믹 상황에서 왜 대규모 유세를 하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바이든은 "완전히 무책임하다"고 비판했고, 트럼프는 "당신은 관중을 끌어들일 수 없어서 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난 세금 내기 싫어. 세금 혜택 준 건 오바마 정부" vs. 바이든 "교사 소득세보다 적어"

이날 트럼프는 바이든의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 관련 의혹에 대해 물고 늘어졌고, 바이든은 지난 주말 뉴욕타임스가 특종한 트럼프의 세금 문제에 대해 물고 늘어졌다. 사회자가 트럼프에게 "2016년과 2017년 각각 소득세를 750달러 냈다는 게 사실이냐"고 질문하자 트럼프는 "그 두 해에 나는 수백만 달러의 소득세를 냈다. 신문이 지어낸 얘기"라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재차 구체적으로 얼마를 냈냐는 질문에 "수백만 달러"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답하지 못했다. 이어 트럼프는 "나는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 나는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개인 사업가였고 개발업자였다. 나는 법에 따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혜택을 준 게 오바마 정부"라고 해명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세금 문제에 대해 "교사보다도 소득세를 적게 냈다"고 비판했다. 한편, 아들 헌터 관련 트럼프의 공격에 처음에는 '가족 문제'는 사적인 이슈로 TV토론에서 논의할 주제는 아니라는 식으로 답을 회피하다가 트럼프가 헌터의 약물 중독 문제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내 아들은 마약 문제가 있었지만 그는 이를 극복했고 나는 그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하며 더이상의 문제제기를 차단했다.

트럼프 "바이든은 사회주의자" vs. 바이든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는 의료보험 문제, 인종차별 시위 관련 대응 등과 관련해 바이든을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좌파들에게 끌려다닌다"고 몰아세웠다.

바이든은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전국적으로 번진 인종차별 항의시위 등 인종 문제에 대응하는 트럼프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자가 트럼프에게 "바이든이 안티파(좌파 단체) 등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데 당신은 백인우월주의자나 무장단체들에 대해 비난할 수 있냐"고 질문하자 트럼프는 사실상 답변을 회피했다. 트럼프는 "내가 본 거의 모든 일은 좌파 때문에 일어났지 우파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바이든은 "말 해봐라(백인우월주의자를 비난해보라)"며 트럼프를 압박했다.

트럼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투표용지가 강에 버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우편투표 사기론'을 주장하면서 근거 없는 발언들을 쏟아냈고 선거 패배시 선거 불복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는 "전국에 수백만장의 투표용지가 보내지는 사기가 벌어지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우연히 트럼프를 찍은 (버려진) 투표용지를 발견했다", "우편배달부들이 투표용지를 팔고,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투표 용지가 강에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등 주장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선거 패배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묻자 "나는 우리가 그들(대법원)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소송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프레시안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밤 첫 TV토론을 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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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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