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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르포]"전화 수 십번만에 예약"…어려워진 봉안시설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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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화장, 하루 방문 인원 1800명 제한·자가용 출입 금지

예약 확인 뒤 손 소독과 열 체크, 방문자 명부 작성해야 출입

뉴시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추석 연휴 하루 전인 29일 오전 10시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연화장에 시민들이 참배를 위해 추모의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9.29.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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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수십 통 전화한 끝에 간신히 예약해서 우리 딸 보러 왔어요. 명절에 한 번씩이라도 찾아와야죠."

29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연화장. 800m 떨어진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힘겹게 언덕길을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정부는 이번 추석에 성묘 자제를 요청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봉안시설 참배도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추모의집과 야외봉안당에 3만7169위를 모신 수원연화장은 성묘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17일부터 예약제에 들어갔다.

하루 방문 가능 인원을 1800명으로 정해 실내 참배객을 제한했고, 다음 달 15일까지는 자가용 출입도 금지했다.

참배를 마치고 나온 정모(53·여)씨는 추석연휴 참배를 하려면 예약을 해야한다는 연화장의 안내문자를 받자마자 전화를 수 십이나 했다.

정씨는 "예약을 못 할까봐 안내된 번호로 돌아가면서 수 십번을 걸어 간신히 예약했다. 오늘 오는 것을 아는지 보고 싶은 딸이 간밤 꿈에도 나타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차도 끌고 올 수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왔다. 버스를 타고 나가려 몇 십 분째 기다리다가 안 와서 지금 택시를 부르려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함께 얼마 전 돌아가신 할머니를 뵈러 왔다는 권모(21·여)씨는 가쁜 숨을 내쉬며 연화장으로 향하는 언덕길을 올랐다.

권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 차를 가지고 올 수 없으니 걸어가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 차라리 이 시간에 할머니를 더 보면 좋은데 오가는 시간이 한참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실내 봉안당인 추모의집에는 예약 확인 뒤 손 소독과 열 체크를 하고, 방문자 명부를 작성해야 들어갈 수 있다.

참배객들은 각자 가족들 앞에 묵념하거나 도란도란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지하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층별로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거리두기를 요청하거나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없는지 점검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걱정돼 미리 부모님을 찾아왔다는 박모(64)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동생들에게도 명절이 지나고 한산해지면 오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는 "정부 정책에 따라 방역을 위한 조치라고 생각하니까 크게 불편한 것은 없었다. 다들 협조해서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야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예약제 소식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무작정 찾아왔다가 애 먹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딸과 함께 연화장을 찾은 김모(54)씨는 예약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일찍 온 덕에 붐비는 시간이 아니라 다행히 간단한 절차를 거쳐 들어갈 수 있었다.

김씨는 "예약한다는 것은 뉴스에서 봤는데 연휴 기간에만 하는 줄 알았다. 다행히 들어갈 수 있어서 참배하고 왔다"고 안도했다.

김연서 수원연화장 운영팀장은 "미리 공지하고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했지만, 미처 알지 못하고 오시는 분들이 간혹 계신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상황에 따라 조금 기다리시더라도 참배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석 연휴에 예약제를 운영하더라도 시민들이 많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들이 총동원돼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하고,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5~15일 연화장 실내 봉안시설 참배는 28일부터 10월14일 사이에 예약해야 한다. 야외 봉안당은 별도의 예약절차가 필요 없다. 추모의집 앞에 놓여 있던 헌화대와 양 옆 제례단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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