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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달탐사선, 2022년 8월 발사… “비행 궤적은 태극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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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KPLO 개발현황·일정 발표… NASA 참여·스페이스X 로켓 이용
당초 계획 550kg보다 무거운 678kg… 태극문양 닮은 ‘BLT 궤적’으로 해결
"발사 두 차례 연기 끝 성공 기대… 달착륙선, 고체로켓 활용 경량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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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높이 2m 길이 육면체 모양의 달궤도선 ‘KPLO’의 완성 모습(왼쪽)과 KPLO가 움직이는 궤도를 지구를 중심으로 놓고 그린 모양(오른쪽). 태극문양을 닮았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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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달탐사선이 2022년 8월 1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로켓)에 실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네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다. 중량 문제 등으로 한때 발사 계획이 불투명해지기도 했지만 탐사선의 궤적을 ‘태극문양’으로 바꾸면서 계획 추진에 다시 힘이 붙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열린 ‘항공우주 과학 아카데미’에서 현재 항우연을 중심으로 개발 중인 달궤도선 ‘케이피엘오(KPLO)’의 개발 현황과 향후 일정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 달착륙선 발사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2022년까지 달궤도선을 만들어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KPLO는 달 주변을 낮은 궤도로 돌며 1년 이상 지상과 대기를 탐사하게 된다.

달궤도선은 일반적인 지구 저궤도 인공위성보다 2400배 먼 거리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통신 등이 어려워 난이도 높은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당초 2018년 중으로 잡았던 발사 시점은 두 차례 연기된 끝에 현재 2022년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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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이 25일 KPLO의 개발현황과 향후 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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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를 맡은 이상률 달탐사사업단장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는 이 시점조차도 장담할 수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설계상 문제다. 2008년 KPLO가 처음으로 설계됐을 때 목표 무게는 550kg이었다. 당시에는 KPLO를 국산 로켓에 실어 쏘아올릴 계획이었고, 국산 로켓에 실을 수 있는 우주선의 최대 무게를 550kg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능을 보강하고 탐사에 필요한 탑재체들이 늘어나면서 KPLO는 678kg까지 무거워졌다. 무게가 늘어나면 그만큼 연료 소모도 많아지고, 결국 달 궤도 도달 후 임무기간이 줄어들게 된다. 지구 중력을 벗어날 때는 지상 로켓의 힘을 빌리지만 우주공간에서 속도를 바꾸거나 달의 중력장에 들어가 적절히 감속하기 위해서는 탐사선 자체 연료를 소모해야 한다. 여기 들어가는 연료가 많을수록 본 탐사 임무에 사용할 수 있는 연료가 줄어든다.

이 단장은 이스라엘산 탐사선이 555kg까지 경량화한 사례를 들며 "550kg 구현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KPLO는 이미 개발 초기의 설계 단계에서 적절치 못했던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무게를 더 줄이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국산 로켓 대신 추력이 좋은 스페이스X 팰컨9을 빌리기로 하면서 허용 무게가 어느 정도 늘어났지만 아직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었다.

KPLO는 원래 지구를 여러 바퀴 빙빙 돌며 점점 큰 원을 그리다가 달의 중력장에 끌려들어가는 ‘위상고리(Phasing Loop)’ 궤적을 따라 움직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678kg 무게의 탐사선으로 이 궤적을 따라 달 궤도에 들어가면 연료가 이미 많이 소모돼, 남은 연료로 1년 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더 효율적인 궤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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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작년 12월 항우연은 ‘발리스틱 루나 트랜스퍼(BLT)’라는 새로운 궤적으로 수정해 무게와 연료 문제를 해결했다. 위상고리 궤적이 달 중력의 도움만 받는다면 BLT 궤적은 달과 태양 중력의 도움을 함께 받아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지구에서 태양 방향으로 쏘아올린 KPLO는 태양 중력에 이끌려 가속되다가, 지구·태양 간 중력이 서로 상쇄돼 무중력이 되는 ‘라그랑주 포인트 1(L1)’ 지점에서 방향을 옆으로 튼다. 이후 지구와 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쪽으로 되돌아오다가, 지구를 공전 중인 달과 만난다. 이 단장은 "이 일련의 궤적을 특정 방향에서 보면 태극문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연료를 줄이는 쪽으로 궤적을 바꾸면 달 도달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지만, BLT 궤적은 태양의 중력을 동원해 지연 시간을 최소화했다. 또 KPLO가 달에 근접할 때 이미 달의 공전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게 되기 때문에 추가 감속을 위한 별도의 연료 소모가 필요없다. 이 단장은 "궤적 변경을 통해 임무 수행을 8개월 더 길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며 "지난 6월 NASA가 이 궤적의 효율성을 검토하며 ‘매우 좋다(The data look very good)’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BLT 궤적을 최초로 제안했던 독일 수학자이자 예술가인 에드워드 벨브루노(Edward Belbruno)를 지난 1월 직접 찾아가 조언을 들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벨브루노는 1990년대 일본이 연료 부족으로 달 탐사선 발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BLT 궤적을 제안해 문제 해결에 기여한 수학자로 유명하다. 예술가로서는 ‘달로 가는 길(The way to the moon)’이라는 회화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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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학자 에드워드 벨브루노(Edward Belbruno) 1990년대 최초 제안한 BTL 궤적 그림(왼쪽)과 그가 그린 회화 작품 ‘달로 가는 길(The way to the moon)’(오른쪽)./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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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은 NASA, 스페이스X와의 협의를 거쳐 KPLO를 2022년 8월 1일, 일정 조율상 문제로 지연될 경우에도 9월까지는 발사해 12월 16일까지 달 궤도에 안착시키기로 했다. 2022년 12월 16일은 달이 보름간의 하지(夏至)에 들어가는 날이다. 이 기간에만 가능한 각종 탐사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늦어도 이날에는 임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이 단장의 설명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가 오는 10월까지 구조체 제작을 완료하고 11월부터 내년 7월까지 각종 부품을 조립한다. 내년 11월부터 발사 전까지는 최종점검을 비롯한 마무리 작업이 진행된다.

KPLO는 가로·세로·높이 각각 1.8m·2.1m·2.3m 크기의 본체와 그속에 들어가는 6개 탑재체로 구성된다. NASA,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지질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경희대 등이 공동 참여해 탑재체를 만든다. NASA는 달 극지방에 햇빛이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 영상 촬영을 위한 ‘쉐도우캠(ShadowCam)’ 제작을 맡았다. BLT 궤적이 지구 멀리까지 이동하는 만큼 안정적인 통신을 위해 국내 최초의 심우주지상국(KDGS)도 구축한다. 사업 예산은 지난 3월 기준 총 2333억원으로 작년 9월(1978억)보다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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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KPLO의 탑재체 조립 과정./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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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장은 향후 달 탐사 프로젝트 2단계인 달착륙선 개발과 관련해 "고체로켓 활용을 고려해 무게를 550kg로 정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발사체에 고체연료 적재량 제한 규정이 사라지면서 고체연료를 적극 사용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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