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사실상 유흥업을 하는 단란주점이 많아 대출 심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우미가 상주하지 않다뿐이지 봉고차를 탄 여성 도우미가 산발적으로 오가는 게 단란주점 문화”라며 “구체적 기준도 없이 직원들이 도우미 유무를 파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심사에서 술을 판매하는 룸 형태 단란주점을 찾았지만, 여성 접객원이 오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며 "사실상 인원·매출 조건만 맞다면 모든 단란주점에 보증 승인을 한다"고 털어놨다.
지난 22일 박선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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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추리는 대출 보증 대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이다. 신보 보증을 받은 소상공인은 2% 금리로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정부는 원래 유흥주점·콜라텍·단란주점을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하지만 22일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하면서 단란주점 일부에 대해선 자금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여성 접객원이 없는 단란주점은 일반음식점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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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지원 때마다 "우리도 해달라"
A씨처럼 보증 심사 업무를 하는 신보 직원이 곤란해하는 이유는 유흥 성격 업종에 정책 자금을 지원할 때마다 "우리는 왜 안 되느냐"는 항의가 뒤따라서다. 실제 지난 22일 단란주점을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 포함하자 곧바로 유흥주점연합회와 전국콜라텍연합회가 "우리도 지원 대상에 넣으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유흥주점은 "단란주점과 우리는 다를 바 없다", 콜라텍은 "우리는 유흥업소가 아닌 스포츠센터"라고 주장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있는 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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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벤처부 관계자는 "유흥성이 있는 업소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선정 기준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세청이 정한 '세금 코드'를 활용하면 보증 심사자도 어렵지 않게 보증 대상을 구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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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안 되도 지원금은 받는 룸살롱
대신 정부는 22일 "유흥주점과 콜라텍에도 재난지원금(새희망자금) 2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유흥업소에 저금리 대출 혜택을 줄 수는 없지만, 현금 보조금은 주기로 했다. 정부 방역 조치로 매출 손실을 봤고, 단란주점과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유흥주점 측 주장을 일부 반영했다. 다만 종업원 수가 5인 이하여야 한다. 매출액은 유흥주점 10억원 이하, 콜라텍 30억원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유흥주점 재난지원금 지급을 규탄한 성명서. 이 단체는 단란주점 지원 기준이 여성접객원 유무인 점도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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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여성계는 "성차별·성 착취의 온상인 유흥주점 지원 결정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9개 단체 공동 성명문에서 “유흥업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성 착취, 성범죄와 향응과 접대 등에 대해 방치한 책임을 져야 할 국회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유흥주점 눈치를 보고 있다"며 "이번 지원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반인권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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