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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홍콩·이란 민주화 시위대 지지한다면서 뒤로는 지원 막은 트럼프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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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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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테크놀로지펀드(OTF)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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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벨라루시, 홍콩, 이란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를 두고 대외적으로는 지지를 보내지만, 이 시위대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지원은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그동안 “민주주의 수호”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중국과 이란 등 적대국을 비판해왔으나 ‘말 따로, 행동 따로’였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아 전세계 각국에서 정부 통제로부터 인터넷 접근을 지원하는 오픈테크놀로지펀드(OTF)는 최근 글로벌미디어국(USAGM)이 지원하는 2000만달러의 보조금 집행이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USAGM에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마이클 팩이 신임 국장으로 온 후의 일이다. USAGM은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운영하는 연방정부 산하기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VOA 보도에 불만을 표출하다 지난 6월 보수 성향 영화제작자 출신인 팩을 USAGM 신임 국장으로 지명했다.

캐런 콘블러 OTF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미디어국에서 자금 지원이 끊기면 억압적인 정권에 속한 활동가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에서 민주적 가치를 보호하고, 세계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훼손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양당 의원들은 팩 국장이 중국의 선전전에 맞서는 최고 전문가들을 해고하고, OTF에 대한 예산을 폐지하는 등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미국의 노력을 손상시켰다고 질타했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 위원장은 “러시아, 중국 등의 선전전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팩 국장은 오랜 기간 초당적 지지를 받아온 연방정부 기관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팩 국장은 취임 이후 “기자들 중에 스파이가 있다” “기자들에 코로나19 걸리게 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조직 내부에서도 비판에 직면했다. 한 VOA 기자는 “우리가 ‘미국 우선’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에 따라 일해야 하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 ‘외국인들은 몰아내자’, ‘미디어는 나쁘다’ 등을 따라야 한다. 내가 기대하는 민주주의에선 이런 게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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