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구명조끼·부유물만으로 40㎞ 이동 힘들어"
연평도 실종 공무원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
(연평도=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총으로 쏘고 불로 태우다니요. 정말 끔찍합니다."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주민들은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을…"
연평도 주민 송모(59·여)씨는 "안타까운 해상 사고로만 알았던 일이 북한과 관련돼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며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을 총으로 쏘고 불태울 수 있냐"고 되물었다.
다른 주민(64·남)은 북한 포격 도발의 아픔을 품고 있는 연평도가 또다시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퍼질 것을 우려했다.
이 주민은 "남북 간 긴장 상황이 벌어지면 섬 주민들이 조금씩 불안감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오히려 외부 시선에 연평도가 아주 못 올 곳처럼 낙인찍히는 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국방부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A(47)씨가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측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그래픽] 소연평도 실종자 피격 추정 위치 |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인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당시 A씨는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부유물에 의존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수영선수라도 불가능에 가까운 이동 거리"
섬 주변 상황에 밝은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A씨의 이동 경로를 두고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주민 황모(60·남)씨는 "대연평도보다 남쪽에 위치한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사람이 어떻게 북한(해상)까지 갈 수 있었는지 정말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 바다의 흐름을 보면 섬을 기점으로 물길이 도는데 아무리 바다 상황에 밝은 어업지도선에서 일했더라도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도 "첨단 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구명조끼와 부유물만 가지고 40㎞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건 수영 선수라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2012년 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로 일했다.
그는 499t급 어업지도선에서 일등 항해사로 근무하다가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현재까지 A씨가 평소 사용한 어업지도선 내 침실에서 그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서 등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goodluc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