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청각 장애인 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킴의 사운드 작품, 미국 스미소니언 미술관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미소니언 미술관 최초 사운드 소장품

소리와 침묵 소재로 소통 탐구

2015년 TED서 수화로 강연

2016년 서울서 '세마미술상'

중앙일보

2015년 TED 에서 수화로 강연한 크리스틴 선 킴. [사진 TED 강연 동영상 캡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크리스틴 선 킴의 사운드 작품 '루를 위한 일주일치의 자장가'. [사진 작가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계 청각장애인 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킴(Christine Sun Kim·40)의 사운드 설치작품(Sound installation) 2점이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아메리칸 미술관에 소장된다. 스미소니언 미술관이 사운드 설치작품을 컬렉션으로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닷컴(ARTnews.com)에 따르면, 미국 소니스미언 미술관은 최근 크린스틴 선 킴의 작품 중 '루를 위한 1주일치의 자장가(One Week of Lullabies for Roux·2018)'와 '클로즈 리딩·Close Readings·2015) 등 두 점을 미술관 소장품으로 들였다. 두 작품은 오는 2022년 미술관의 기획전에서 공식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틴 선 킴은 1980년 청각 장애를 갖고 태어났으며, 청각 장애로 인한 자신의 경험과 현실을 작품 속에 녹여내 소리와 침묵에 관한 일관된 활동을 펼쳐왔다.

사이샤 그레이슨 스미소니언 미술관 미디어(time-based media) 담당 큐레이터는 "복잡한 멀티미디어 설치물인 두 작품은 소리의 사회적 삶을 예리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머가 있으면서도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선 킴의 작품은 관람객이 소리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도록 자극한다"고 평했다.

'루를 위한 1주일치의 자장가'는 작가가 7명의 친구들에게 자신의 딸을 위해 자장가의 사운드 파일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뒤 제작한 작품이다. 자신이 개발한 개념적 악보(score)를 바탕으로 만들어달라고 한 이 자장가는 가사나 음성을 포함하지 않고 저주파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 각 곡의 파일들은 약 1분 30초에서 11분까지 다양하며, 설치 작품은 각 항목을 재생하는 7개의 채널로 구성돼 있다.

중앙일보

'클로즈 리딩'의 한 장면.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장면도 활용됐다.[작가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크리스틴 선 킴의 사운드 설치 작품 '클로즈 리딩'의 한 장면. [작가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클로즈 리딩'의 경우, 청각장애인에게 영화를 보는 경험이 어떻게 자막에 의해 형성되는지를 드러낸 작품이다.

선 킴은 소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 클립을 뽑아 4명의 청각장애인과 함께 기존 자막에서 빠진 것을 보완하는 작업을 했다. 썬 킴은 "스미소니언 아메리칸 미술관 컬렉션에 내 작품이 첫 번째 사운드 작품으로 들어간 것은 내 작품이 미국 역사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앙일보

2016년 미디어시티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기술을 요하는 게임 2.0'[작가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선 킴은 아티스트, 청각장애인, 코리안 아메리칸, 워킹맘으로 주목받아왔다. 뉴욕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하고 뉴욕대(MFA,2006)·바드대(MFA, 2013)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2016년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한 '미디어시티 비엔날레'에 참여해 설치작품 '기술을 요하는 게임 2.0'으로 '세마(SeMA) 미술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의 작품은 "소리를 몸의 다른 감각기관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신선한 작품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 킴은 지난 2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수화 공연을 선보였다. 그러나 방송에선 그의 공연 모습이 불과 몇 초만 방영됐으며, 후에 그는 뉴욕타임스에 쓴 기고문을 통해 큰 실망감을 피력했다. '나는 왜 슈퍼볼에서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위해 공연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을 "이민자의 자녀, 청각장애를 가진 유색인종 예술가"로 소개한 그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나라를 기리고 싶었기 때문에 초청에 수락했는데, 그 기회는 상실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