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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독감, 임산부에 혈관계 합병증 위험…코로나19도 유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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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폐에서 산모 몸 전체로 퍼져…오히려 면역과잉반응 유발

코로나19와 유사점 있어, 백신·치료제 개발에 참고 기대

뉴스1

24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와 아일랜드 공동 연구진이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산부는 면역과잉으로 혈관계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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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독감 바이러스가 임산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임산부가 면역력 약화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기존 이론과 반대로 독감 바이러스가 과잉 면역을 일으켜 염증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호흡기 바이러스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도 적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 대학)과 아일랜드의 트리니티대학 연구진은 독감을 일으키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임산 중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나아가 바이러스가 폐에 머무르지 않고 산모의 몸 전체로 퍼진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폐에서 전신의 다른 기관들로 퍼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지난 21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독감 바이러스가 임신 중 폐에서 혈관을 통해 순환계로 퍼져 과잉 면역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혈관이 잠재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통로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독감 유행기간 중 임산부는 인플루엔자A형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산부는 폐렴이나 급성 호흡곤란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산모의 감염은 태아에 발작, 뇌성마비, 자궁내 성장제한(IUGR), 조산 등 신생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모계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산모의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는데 산모의 심혈관계는 태아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논문의 주 저자인 스텔라 이옹 RMIT 박사 후 연구원은 "독감이 산모와 태아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자세한 작용 원리에 대한 부분은 알려진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임신 중 약해진 면역체계가 원인으로 생각됐지만 관찰 결과 반대로 나타났다"며 "독감 바이러스는 면역반응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산모의 혈관에서 발생하는 염증이 혈류를 감소시키고 태아에 전달되는 영양분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임신하지 않은 생쥐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감염이 폐에 국한된 반면 임신한 생쥐에선 바이러스가 혈관을 따라 순환계 전체로 퍼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한 생쥐는 특히 대동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염증을 일으켜 산모뿐 아니라 태아로 흐르는 혈류에도 영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혈관의 폭이 평소 건강한 혈관의 20~30% 수준에 그친 것이다. 연구진은 "혈관 직경에 작은 변화만 발생해도 혈류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태반과 태아를 지원하는 혈액이 전달되는 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분석 결과 전자간증에서 증가하는 단백질이 독감 바이러스 감염 시에도 상당히 증가하는 것이 발견됐다. 흔히 임신중독으로도 불리는 전자간증은 임신 중 발생하는 고혈압 질환으로 소변에서 단백질 성분이 나오거나 혈소판 감소, 간 및 신장 기능 저하, 폐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임산부의 혈관 염증을 표적으로 삼는 약물이 향후 독감 바이러스 감염에도 적용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번 발견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새로운 독감 치료법 개발을 향한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진은 코로나19를 포함한 다른 바이러스 감염 치료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또한 심혈관계에 염증을 일으켜 뇌졸중 및 다른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혈관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코로나19 치료와 백신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귀중한 지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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