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독감백신 500만명분 검증, 업체 “250만명분 배송 중 문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업체 회장 “하청업체 배송 실수”

상온 노출 사고, 여러 곳에서 확인

정은경 “고령자 접종 당초 계획대로”

“하필 코로나 판칠 때” 불안 고조

중앙일보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문제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이 일시 중단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은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질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면 즉시 물량 공급을 통해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독감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료 접종 시작을 하루 앞두고 문제가 발견된 독감 백신과 관련, 보건당국이 “제조상의 문제가 아닌 유통상 문제”라고 밝혔다. 생산 과정에 흠결이 있는 것은 아니고 병원으로 백신이 배송되는 과정에 일부가 상온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오전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조달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의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한 사례가 신고돼 오늘(22일)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품질이 확인될 때까지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백신은 만 13세 이상~18세 이하 무료 접종분으로, 현재까지 병원에 공급된 물량 500만 명분 중 일부 백신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다만 이런 백신을 맞은 접종자는 없다고 한다. 또 8일 접종을 시작한 생후 6개월~9세 미만 어린이(2회 접종 대상자) 11만8000명이 주사를 맞았고, 이상 반응이 나온 게 없다.

문제가 된 유통업체인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1차로 풀린 517만 도즈 중에서 250만 도즈를 지방 물량 배송을 맡긴 (하청업체) S사가 배송했다”며 “S사가 김포 본사에서 11t 트럭에 백신을 싣고 지방 거점 S사 물류센터로 가면 거기서 (재하청업체들의) 1t 트럭으로 옮겨 각 병원에 배송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독감 무료접종 당초 시작 일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상온 노출 사고 장소와 관련해 “(제보자의) 신고에 대해서는 복수의 내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러 곳에서 노출 사고가 있었다는 뜻이다. 제보자가 관련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제출했고, 당국이 이를 통해 일부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미 지난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자에게 공급된 백신은 병원들이 자체 조달로 공급받은 백신이라 문제의 백신과는 다르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상온에 노출된 물량을 수거해 품질을 재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이상이 없을 경우 정상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당국은 안전성 검증에는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해당 물량을 폐기해야 할 경우 올해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다만 정 청장은 “62세 이상 고령자는 당초 계획대로 10월부터 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접종이 갑자기 중단되자 병원에는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백신을 맞기 위해 기다리던 부모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22일 오전 10시 서울 중랑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앞에는 ‘인플루엔자 국가지원사업 일시 중단 안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병원 간호사는 “병원 문을 열자마자 서너 통의 문의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만 8세, 10세 두 아이의 엄마인 이모씨는 “문제가 된 건 13~18세용이었는데, 13세 미만인 우리 아이까지 왜 중단된 것인지, 백신 전체에 문제가 있는 건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맘카페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많이 올라왔다. 한 엄마는 “하필 코로나 시대에 이런 일까지 터지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황수연·이태윤·문희철 기자 ppangshu@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