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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시진핑 비판 뒤 사라진 69세 中 부동산거물…부패혐의 '18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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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인권 운동가들 "중국 공산당이 반대인물 처리 위해 부패 혐의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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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대응을 비판한 중국 부동산 업계 거물 런즈창이 부패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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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대응을 비판한 중국 부동산 업계 거물이 부패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22일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시 제2중급 인민법원은 이날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화위안 그룹의 회장 출신 런즈창(69)에게 공급 횡령과 뇌물 수수,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420만위안(약 7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런즈창이 모든 범죄를 자백하고, 법원의 판결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런즈창은 지난 3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시 주석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쓴 뒤 실종됐다. 당시 그의 친구들은 "런즈창과 연락이 되지 않아 매우 불안했다"고 증언했다. 중국 당국은 4월 그가 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당시 런즈창이 쓴 글엔 시 주석이 지난 2월 23일 중국 전역의 당 간부 및 관료 17만 명과 개최한 화상회의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런즈창은 이 글에서 시 주석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시 주석을 겨냥해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황제라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중국 공산당 내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으니 코로나19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했고, 상황이 악화했다"고 비판했다.

런즈창은 앞서 2016년에도 중국 관영미디어가 공산당에 절대적으로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며 비판했다가 1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당시 수천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던 그의 웨이보(중국 SNS)가 폐쇄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인권 운동가들은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이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기 위해 부패 혐의를 사용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CNN 역시 중국 법원 체계는 유죄판결률이 99%"라며 "부패 혐의는 중국 공산당에 반하는 인물을 처벌하는 데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이어 "런즈창을 본보기로 삼아 시 주석에 대한 공개적 비판이나 반항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중국 엘리트들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런즈창에게 두 번째 기회는 없을 듯 하다"며 "그가 석방되면 80대 후반"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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