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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함께 한 동네주민들, 양도세 피하려다 국세청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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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부동산 탈세’ 고강도 조사

강북 주민 5명 여러채 사들여

등기 명의자 무주택자 내세워

고가주택 취득자금 증여받고

“빌린돈으로 구매” 허위 기재도

100원짜리 페이퍼컴퍼니 만들어

부동산 사모펀드에 수십억 투자


한겨레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22일 국세청사에서 부동산 탈세행위 세무조사 착수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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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탈세 행위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은 아파트를 차명으로 구매하거나 허위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탈세 행위를 적발해 22일 공개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탈세 혐의자 98명을 대상으로 추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국세청이 발표한 주요 추징 사례를 보면, 최근 서울 강북의 한 동네 주민 5명은 공동으로 여러 채의 아파트에 갭투자하고 분양권을 사들였다. 그러면서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등기명의자는 무주택자 등 다른 사람을 내세웠다. 가족 등 특수관계자가 아닌 사람들과 여러 아파트를 공동취득하고 자금출처도 불명확한 것을 수상하게 여긴 과세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이들에게 양도소득세를 추징하고 이들을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이들은 관련 법에 따라 부동산 가액의 30% 범위에서 과징금을 내야 한다.

고가 주택을 취득할 때 내야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했다가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이 없는 ㄱ씨는 자금조달계획서에 전 거주지 전세보증금 및 특수관계자에게 빌린 돈으로 주택을 구매한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는 모두 가짜이고 실제로는 주택 취득자금 전액을 지인한테서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ㄱ씨에게 증여세 수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관계기관과 공조해 부동산시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아파트를 편법으로 증여받거나 법인을 세워 소득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98명을 추가로 파악하고, 이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요 조사 착수 사례를 보면, 투자자 ㄴ씨는 다주택 취득에 따른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로 자본금 100원짜리 법인을 설립한 뒤, 법인 명의로 부동산 사모펀드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법인은 사모펀드로부터 거액의 배당수익을 받았으나 허위로 그만큼 경비를 쓴 것처럼 꾸며 법인세를 탈루했다. ㄴ씨는 이렇게 유출한 법인자금을 세금 한푼 내지 않고 투자수익으로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전업주부 ㄷ씨는 배우자한테 돈을 받아 고가 아파트 두 채를 취득한 뒤, 다주택 규제를 피하려고 1인 주주 법인을 설립해 해당 아파트를 현물출자했다. 배우자는 본인 소유 아파트를 ㄷ씨 법인에 양도하는 것처럼 꾸며 우회증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자 98명 가운데 고가 주택을 편법증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등 30대 이하 탈세 혐의자가 76명에 달한다. 30대 임대업자 ㄹ씨는 수십채의 주택을 수십억원에 취득했으나 그에 비해 임대보증금이 턱없이 낮아, 주택 취득 자금을 편법 증여받고 임대소득 신고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계 외국인 ㅁ씨도 국내에서 살면서 고가 아파트를 편법증여받고 아파트 임대소득을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변칙적 탈세에 대해 자산 취득부터 부채 상환까지 꼼꼼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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