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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펀드시장 고사 위기]동학개미 등돌린 펀드시장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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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V자 반등에 직접투자 열풍

공모펀드 잔액은 7개월 새 5兆↓

사모펀드 사고로 신뢰하락 탓도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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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직접투자'에 나서며 주식시장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떠오르면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 외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폭증하는 등 직접투자가 과열됨에 따라 펀드를 통한 안정적인 투자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공모펀드(주식형ㆍ혼합형ㆍ채권형) 판매잔고는 지난해 말 45조3702억원에서 7월 말 39조9616억원으로 7개월 새 5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 수도 716만3000개에서 674만4000개로 40만개가량 감소했다. 공모펀드뿐 아니라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가 전체 사모펀드에 투입한 자금 역시 23조9219억원에서 19조7116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언제든 증시에 투입할 수 있는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속적으로 불어났다.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을 제외한 고객 예탁금은 지난달 31일 주식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하더니 지난 4일에는 63조2581억원까지 늘어나며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7일 기준 55조6629억원을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 평균 56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25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개인 투자자가 전문가에게 투자를 위탁하는 펀드를 뒤로 하고, 직접투자에 나서게 된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시장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되는 등 생활양식이 변화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이뤄졌고, 이는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일반적인 시장 환경에서는 펀드의 분산투자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만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도기에는 성장성 높은 개별 종목 투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개인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투자할 수 있는 개별 종목 장세가 만들어진 셈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ㆍ연금실장은 "코로나19 이후 플랫폼과 디지털, 친환경 등으로 주도산업이 변화하고 있다"며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변동성이 높은 장에서는 분산투자로 평균적인 수익을 얻는 것보다는 특정한 섹터나 섹터 내 선도적인 특정 기업을 사는 게 나을 수 있어 펀드보다 직접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가 단기간에 V자 반등에 성공한 것도 개인의 직접투자 열기를 북돋았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며 장중 1439.43포인트까지 하락하며 바닥을 찍었고,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현재 2400선까지 회복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 안팎에서 반신반의하던 '동학개미운동'이 실제 성공사례를 축적했고, 현재까지 개인들의 지속적인 직접투자 행렬의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불거진 사모펀드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훼손된 것도 개인이 펀드에서 눈을 돌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작년 우리은행 등이 판매한 약 8000억원 규모의 해외금리 연계형 사모 파생결합펀드(DLF)는 금리 하락으로 일부 펀드의 원금 전액이 손실되는 등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국내 최대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이 1조6000억원 이상 판매한 펀드가 부실 펀드로 드러나 환매가 중단됐고, 이후에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며 펀드 투자의 불안감은 공모펀드로까지 확산됐다.


최근 신용거래융자가 17조원을 넘어서며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직접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직접투자뿐 아니라 펀드를 통한 안정적인 투자전략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기대수익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저금리 상황에서 펀드가 추구하는 절대 수익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며 "투자문화가 보편화되며 개인이 과거보다 영리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경우 대처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 감당하기 힘든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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