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30조원, 70개국 진출, 고객 1억명, 세계 2위 스타트업…. 화려한 수식어를 달며 영원할 것 같았던 슈퍼 우량 기업이 한순간 치명적인 위기의 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혁신의 아이콘 우버 얘기다. ‘세상 모든 것을 옮기겠다’며 제2의 아마존을 표방한 우버는 ‘슈퍼펌프드’라는 초인적 열정을 강조하며 창업 10년 만에 80개국에 진출, 고객 1억명을 유치하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그 위용이 절정에 달했을 때, 우버가 감추고 있던 치명적인 민낯이 세상에 드러나며 치명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책은 우버의 전·현직 임직원 200여명과의 인터뷰, 수년간 입수한 비공개 문서 등을 토대로 지난 1년간 추적한 슈퍼기업의 고발서다.
우버의 핵심 가치는 끊임없이 들이대기, 능력주의, 소신 있는 반대, 과감하게 도전하기 같은 슈퍼펌프드(super pumped, 초열정)였다. 하지만 이 가치들은 도를 넘어선 행동, 노골적인 호전성에 자란 무절제와 편법, 공감력의 결핍으로 이어지며 치명적 위기로 되돌아왔다. 우버에 위대한 기회를 안겨준 강력한 성공 가치들이 자신을 위협하는 무기로 돌아온 셈이다.
2017년은 우버에 최악의 해였다. 택시노조 파업의 의도적 방해, 직장 상사의 성희롱과 차별적인 성차별 기업문화, 엔지니어의 핵심 기술 유출 사건 등 모든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미국 기업 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1년을 겪었다.
하지만 우버는 이런 문제를 위대한 성공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문제로 여기며 근본적인 해결보다 타협과 봉합으로 일관했다.
2019년 새로운 CEO 다라 코스로샤히가 자정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식 시장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뼈아픈 실책이 가져다준 고통과 좌절의 늪은 예상보다 크고 깊었다.
◇슈퍼펌프드=마이크 아이작 지음. 박세연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568쪽/2만2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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