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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스가 총리 취임전...이재용, 日대사에 '기업인 왕래 재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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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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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일본 대사를 찾아 기업인 입국제한 문제 해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66) 전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을 밝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2) 일본 총리가 공식 취임한 이달 16일 사이다. 일본의 총리 교체 시즌에 이 부회장과 주한 일본대사가 만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리 교체' 시즌에 만난 두 사람



17일 재계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0일 도미타 고지(사진·63) 주한 일본대사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한·일 기업인 왕래를 재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두 사람이 민간외교 차원에서 만났다. 이 부회장이 입국 제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회동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해 노코멘트하겠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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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타 고지 일본대사가 지난해 12월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해 귀빈실 통로를 통해 나오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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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 4월부터 한국 등 입국금지 지역에서 들어온 외국인의 자국 내 체류를 금지해왔다. 지난 1일 일본 영주권자 등 일부 외국인에 대해선 입국을 허용됐지만, 한국 국적의 기업인들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예전부터 일본 경제계와 친분이 두텁다. 일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아 일본어에도 능통하다.



일본 정부 수출 규제 때에도 '민간 외교관' 역할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한국을 대상으로 '소재 3종'(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수출 규제에 들어갔을 때도 이 부회장은 일본을 찾아 현지 경제인들과 만나 해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당시 TV아사히는 “이 부회장이 일본의 한 대형금융 지주 고위 임원에게 한·일관계가 더 나빠질까 걱정이라는 생각을 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지난해 일본 2위 통신사업자 KDDI로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사업을 수주하는 데에도 이 부회장이 상당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도쿄 방문 당시, 현지 양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 경영진을 만났다.

외교 소식통은 "기업인 출입국 완화와 관련해 양국 보건당국, 법무부 출입국 등 관계부처 조율을 거쳐 실무 프로세스가 계속 진행 중에 있다"며 "조만간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인의 자국 입국을 허용할 경우, 수출 규제와 관련한 한·일 양국 간 논의도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일본 정부는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PR)에 대한 수출 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EUV는 빛의 파장(13㎚)이 기존 불화아르곤(ArFㆍ193㎚) 대비 14분의 1 정도에 불과, 더 미세한 선로를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일본 대신 벨기에, 독일 등지에서 EUV용 PR을 수입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에 쓰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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