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평양선언 2주년 앞두고 통일부 장관 취임 후 첫 방문
“북도 나름 합의 준수 노력…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유감”
남북 고위급회담 장관 자리 착석 권유에 “상대도 없는데…”
지켜보고…손 흔들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북측 판문각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오른쪽 사진). 비슷한 시간 판문각에서 북한 병사들이 이 장관 일행을 촬영하고 있다(왼쪽).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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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앞둔 16일 판문점을 찾아 남북 정상 합의 이행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해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한반도에서 전쟁을 이야기하던 일촉즉발의 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국민들께서 평화를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9·19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 성과를 평가했다.
이 장관은 “남과 북 모두 합의를 이행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남측의 노력 사례로 대북전단 금지 입법화 추진,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예로 들었다. 특히 “북측도 나름대로 합의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분명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한 것은 더 이상의 긴장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 강경 기조로 남북관계 경색이 이어지고 있지만, 북측도 남북 합의 이행 의지가 있다고 부각하며 대화 복귀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기자회견 장소로 2018년 4·27 판문점선언 당시 남북 정상이 기념식수를 한 곳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또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 10월부터라도 판문점 견학과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을 신속하게 재개할 것”이라며 “판문점에서 소규모 이산가족 상봉도 제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방문은 역대 통일부 장관들의 관례 행사다. 그러나 남북관계 악화로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 기념행사가 생략된 만큼 통일부는 이날 이 장관 방문을 대북 메시지 발신 기회로 삼았다.
그는 지난 6월 북한의 모든 통신연락선 차단 조치로 연락이 끊긴 자유의 집 안 남북직통전화실을 찾아 “응답이 없더라도 대화가 복원되는 시점에 대비해서 기계 상태 점검을 확실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남측 군사분계선에 서서 북측 판문각 쪽에서 내다보는 북한 병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 고위급회담 때 장관이 착석하는 자리에 앉아보라는 직원의 권유를 받고는 “됐다. 상대도 없는데”라고 웃으며 거절했다.
다만 이 장관은 새로운 대북 제안을 내놓기보다 인도·교류협력 등 기존 남북관계 개선 구상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발언했다. 문 대통령이 다음주 유엔총회 화상 기조연설에서 정상 차원의 남북협력 의지를 강하게 피력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또 북한의 태풍 피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피해 복구를) 자력으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며 수해 관련 지원 계획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유진 기자·판문점공동취재단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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