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베트남 美 대사관, 베트남과 중국 영유권 분쟁중인 파라셀·스프래틀리군도 베트남 영토로 표기한 지도 사용
베트남 네티즌 "미국의 지지에 감사" 환영하기도
현재는 두 군도 제외한 지도로 돌연 수정된 상태
주베트남 미국대사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인포그래픽에 포함된 지도 사진의 수정 전(위) 후(아래) 모습.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를 베트남 영토로 표기했던 위 지도는 16일 현재 두 군도가 제외된 아래와 같은 지도로 수정된 상태다./사진=주베트남 미국대사관 페이스북 갈무리·편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이 베트남과 중국이 첨예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를 베트남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올렸다가 수정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베트남 주재 미국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53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공식 개막을 기념하며 올해로 수교 25주년을 맞이하는 베트남·미국 파트너십을 소개하는 인포그래픽(정보그림)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가 베트남의 영토로 표기된 지도 이미지가 포함됐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그어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국과 두 군도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호앙사·쯔엉사 군도에 대한 베트남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없다. 다만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국제법 상의 권한을 넘어선 권리를 주장하는 일부 국가에 맞서 바다의 권리와 자유를 수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이 두 군도를 베트남의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베트남 네티즌들이 “미국이 베트남을 지지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해당 게시물을 비롯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정부가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가 베트남의 영토라는 것을 인정했다. 최고의 파트너 국가다”·“미국 정부의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에 부합하는 올바른 인식에 대해 고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캉 부 보스턴대학 연구생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이 해당 군도에 대한 베트남의 주권을 지지한다는 암묵적인 신호?”라는 트윗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16일 현재 해당 게시물은 두 군도가 제외된 지도로 돌연 수정된 상태다. “1~2일 전까지만 해도 (지도에) 호앙사·쯔엉사 군도가 있었는데 왜 사라졌느냐”는 댓글도 속속 눈에 띤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은 아직까지 별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남중국해·메콩강 문제를 놓고 아세안 ‘우군 확보’ 알력 싸움에 나서고 있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다 끝나지 않은데다, 공개적으로 베트남의 영유권 주장에만 손을 들어주기엔 난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영토 분쟁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에는 베트남 뿐만 아니라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와 대만도 포함돼있다. 미국이 베트남의 영유권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손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이어질 상황들이 자칫 외교적 부담과 파장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이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해양 분쟁에 직접 개입해 무력 과시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아세안 회원국들을 향해 “큰소리만 내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위한 전초기지 건설에 참여한 중국 국영기업들에 대한 제재에 아세안이 동참해달라”고 촉구하며 맞서기도 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