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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은 이제 '아베·아소'에서 '스가·니카이'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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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외교, 니카이와 상의할 수도"

당 인사 '논공행상' 파벌에 균등 배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자민당 새 총재가 취임하면서 7년 9개월 동안 공고했던 자민당 내 권력 구도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스가 정권에서 입지가 가장 공고해진 건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다. 15일 도쿄의 한 소식통은 “스가 총재 흐름을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니카이 간사장의 존재감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TBS 메인뉴스 뉴스23의 호시 히로시(星浩)는 ”그동안 자민당 내 서열이 아베-아소였다면, 스가-니카이 체제로 바뀌었다”면서 “아소가 경제부총리직에 유임하더라도 영향력은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소와 스가, 니카이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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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 재무상 겸 경제부총리가 15일 도쿄의 총리관저에 들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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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는 명실공히 아베 정권의 2인자이자 실력자로 군림해왔다. 아베는 최근 월간지 인터뷰에서 “아소는 영원한 맹우.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아베는 지난달 사의를 표명하기 전 아소에게 “총리를 다시 한번 맡아달라”는 의사를 타진했다는 도쿄신문의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스가가 새 총재로 등장하면서 실력자 아소의 존재감도 달라질 전망이다. 니카이 간사장이 이끄는 니카이파는 당내 4번째 규모의 파벌이지만, 가장 먼저 스가 지지를 선언해 나머지 3개 파벌이 따라오게 만들었다. 아소가 이끄는 아소파 등 3개 파벌이 니카이파를 빼고 “스가 지지” 기자회견을 연 것은 그만큼 니카이파를 견제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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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지난 1일 자민당 당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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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소식통은 “니카이 간사장은 한국, 중국 등 주변국 외교 채널이 탄탄하다”면서 “스가는 내정엔 빠삭하지만, 외교를 잘 모르기 때문에 외교 문제는 니카이 간사장과 많이 상의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스가 체제의 자민당 권력 구도도 차츰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발표하는 자민당 임원인사에서 스가는 당 4역을 각 파벌에 골고루 안배하는 인사안을 발표했다.

스가는 니카이파의 니카이 간사장과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의 유임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이어 정조회장엔 호소다파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총무회장엔 당내 제2파벌인 아소파의 사토 쓰토무(佐藤勉) 전 총무상, 선거대책위원장에는 다케시타파 소속 야마구치 다이메이(山口泰明) 중의원 의원을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확정하는 각료 인사에 대해선 아소 재무상 겸 경제부총리를 유임시키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光) 외상, 아카바 가즈요시(赤羽一嘉) 국토교통상,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 담당상도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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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내각에서 관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이 지난 2월 코로나19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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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모아졌던 후임 관방장관 자리엔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가토는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스가는 2009년 무파벌이 된 이후 스스로 ‘탈 파벌’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선거에서 총재에 당선된 건 파벌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파벌들은 지지에 따른 자리 배분에 노골적인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스가의) 탈 파벌은 언론용”(아소파 간부), “국회의원 중에서 각료 4자리는 확보해야 한다”(호소다파 간부) 등 파벌 내부의 목소리를 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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