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이어 2위
코스닥은 107% 급등
개인 투자자 25조원 사들여
외국인·기관 쏟아낸 물량 받아내
신규 유입 절반이 2030
비대면 기업 순매수 상위 올라
기술주 거품 논란은 가라앉지 않아
그래픽_김정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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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코스피 상승률이 주요 20개국(G20) 지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주도권이 외국인에서 개인투자자로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주요 20개국의 대표 지수를 올해 바닥을 쳤던 3월 중순과 비교하면 코스피 상승률은 64.42%로, 최근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 신용등급이 상향된 아르헨티나(107.5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S&P500·49.32%)는 물론 세계 기술주의 동반 랠리를 이끌었던 나스닥 지수(58.20%)마저 앞질렀다. 코스닥 지수는 107.41% 급등해 세계 1위권이다. 지난해 말과 견줘 대표 지수가 오른 나라는 한국(9.06%)을 포함해 아르헨티나(10.00%), 미국(3.41%), 중국(6.89%) 4개국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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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강세는 투자의 핵심주체로 떠오른 개인투자자의 공격적 매수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개인은 연중 저점인 3월19일 이후 이달 11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5조7591억원을 순매수해 외국인(-14조9247억원)과 기관(-11조9152억원)의 팔자 물량을 너끈히 받아냈다. 특히 코스피가 급락하는 날엔 어김없이 대량 매수에 나서 지수를 떠받쳤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10일 기준 고객 예탁금은 57조4천억원으로, 올해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금액(55조6733억원)을 넘어선다. 3100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꾸준히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했던 외국인 기관투자자는 팔기에 바쁘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올해 주요 신흥국 증시에서 대부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펀드를 통해 주식에 투자해오던 미국의 개인들도 코로나19 이후 직접투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른바 한국의 ‘동학개미’, 미국의 ‘로빈후드’, 중국의 ‘부추’ 등 개인의 직접투자 열풍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펀드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기 때문에, 펀드 운용을 하는 외국인은 환매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도=주식시장 하락이라는 공식은 당분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3월 증시 급락 이후 유입된 개인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다. 이들에게 친숙한 정보기술기업 등 성장주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100%를 넘어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지난 3월19일 이후 개인들의 상위 순매수 종목에는 네이버·카카오, 엘지(LG)화학·삼성에스디아이(SDI) 등이 올라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개인들이 많이 사는 종목에 대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네이버·카카오 등 비대면주와 뉴딜 관련 친환경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개인이 관심을 갖는 종목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술주에 대한 거품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가장 위에 있는, 가장 큰 버블’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애플과 테슬라의 주가 흐름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의 유동성은 당분간 한국증시의 버팀목이 되겠지만, 세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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