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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유가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상장지수상품(ETP)의 수익률도 미끄럼을 타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5%(1.29달러) 오른 38.0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전 폭락을 일정 부분 회복했지만 이달 들어 국제유가는 연일 가격이 하락하며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배럴당 42.61달러로 8월을 마감한 유가는 지난 8일 7% 이상 떨어지며 36.76달러까지 미끄러졌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선물과 연동되는 ETP의 수익률 역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ODEX WTI원유선물(H)는 전 거래일 대비 5.95%(365원) 내린 5765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이달 들어 14.8% 하락했다. 같은 기간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10.2% 떨어졌다. 상장지수증권(ETN) 종목들의 하락률은 더 컸다. 대신 WTI원유 선물 ETN(H)는 15.6% 하락했고, 신한 WTI원유 선물 ETN(H)와 신한 브렌트원유 선물 ETN(H)도 각각 15.2%, 14.5% 내렸다. 이 기간 코스피(2.1%)가 소폭 상승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원유 수요가 크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유럽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원유 3위 수요국인 인도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원유수입량이 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는 점도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요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국의 연합체인 OPEC+ 내 갈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OPEC+ 내 갈등으로 공급 확대 우려가 커지며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10월 인도분 아랍경질유의 공식판매가격을 1.40달러 인하했다. 이를 수요 부진에 따른 대응으로 볼 수도 있지만 공급확대를 암시하는 우회적인 경고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의견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이전부터 유가의 회복이 자신들의 희생 덕이라고 불만을 토로해왔다"며 "최근 이라크와 러시아의 감산 축소 의사는 갈등의 불쏘시개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C+ 내 갈등을 고려할 때 국제유가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지만 유가는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OPEC+의 감산이 지속돼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4월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원유수요의 회복 속도는 더디더라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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