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9.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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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이 애초부터 진상규명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핵심 진술을 누락한 것이 확인된 데 이어 주요 진술에 대한 대한 입증을 참고인에게 요구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조사가 확인되면서다.
서울동부지검은 외견상으론 수사팀을 보강해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수사팀이 수사 과정에 대해 감찰이나 수사 대상에 올라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야당에서는 법무부 장관인 추 장관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별도의 독립적인 수사팀을 꾸려 추 장관 아들은 물론 추 장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윤한홍 국민의힘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추 장관 아들 서모씨가 병가 후 미복귀 당일 당직 사병이었던 A씨는 지난 6월 서울동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에서 서씨의 미복귀를 인지하고 부대 전화로 복귀를 지시했지만 서씨가 복귀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서씨 측이 이를 거짓이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A씨는 "행여 조작·은폐가 있지는 않을 지 걱정된다"면서 검찰 조사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묻기에 내가 ‘검찰이 통신 기록을 봐야지 병사가 기록이 어디 있느냐’고 대답했다"며 "우물쭈물했다가는 (지원 장교처럼) 진술이 삭제될 뻔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해당 부대 통화 내역이나 서씨 휴대전화 내역을 조회하면 확인할 수 있는 문제"라고까지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 씨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자신의 위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까지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이 참고인의 진술을 바탕으로 증거를 추가로 수집하는 게 아니라 참고인이 자신의 진술을 입증하기 위해 증거를 검찰에 제출한 셈이다.
앞서 또다른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B씨는 추 장관이 당 대표 시절 보좌관이 서씨의 복귀를 미루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진술했으나 수사관이 사실이 맞느냐는 취지로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조서에서 누락되는 일이 있었다. 서울동부지검은 이같은 일이 알려지자 처음엔 해당 진술이 없었다고 공보했다가 보좌관이 전화를 한 사실이 확인되자 이후 추가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보좌관이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을 조서에 누락한 수사관과 검사는 이번 검찰 인사에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로 영전해 뒷말을 낳았다. 이어 서울동부지검으로 다시 파견돼 추 장관 아들 수사팀에 합류한 상태다. 이들은 당시 조사 과정에서는 해당 진술이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참고인에게 '보좌관한테 전화 온 거 아니지'라며 사실상 반강제식으로 진술을 뺐던 당사자들이 다시 같은 사람을 불러 이번엔 '보좌관한테 전화 왔었던 거지'라고 진술을 받게 하는 셈"이라며 "자신들이 사건을 은폐하려던 시도를 얼렁뚱땅 넘어가보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6월엔 고발인 측에 전화해 서씨에 대해 군형법 30조 1항(근무이탈)과 30조 2항(무단이탈) 중 어떤 법 조항을 적용할지를 물어보는 일도 있었다.
서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8개월째 미루고 있는 가운데 서울동부지검 인사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자마자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던 김관정 검사장은 대검 형사부장을 역임하면서 서울동부지검의 추 장관 아들 사건을 지휘했다. 지난 7월 검찰 고위 간부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이동해 향후 이뤄질 서씨 소환 조사 등을 직접 처리하게 됐다. 서울동부지검에서 추 장관 아들 수사를 책임졌던 김남우 전 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에서 낙마하고 옷을 벗었다. 양인철 전 동부지검 형사1부장은 한직인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전보됐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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