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 시험장으로 응시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국시원 측은 응시생 신원 노출을 염려해 관계자들과 응시생을 함께 입장시켰다. [한주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8일간의 집단휴진을 종료한 전공의들이 8일 오전 7시부터 속속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새벽 대의원 총회에서 새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업무 복귀 결정에 반발하고 나서 집단휴진 재현 가능성이 수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명종 대전협 공동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국 1만6000여 명 전공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단체행동 지침에 이의를 제기한다"며 "대의원 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단체행동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의사국가고시를 거부하는 의대생 구제 문제를 놓고 의·정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정부는 의사국시 추가 접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고, 구제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현재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구제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을 해결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의대생들이 응시 의사를 밝히고 정부가 허용하면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현 대전협 비대위는 의사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을 구제하지 않으면 단체행동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졸속 합의 후 복지부와 여당의 표리부동한 정치 행보에 분노한다"며 국시를 거부한 상태다. 하지만 8일 오후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서울대 의대 학생회를 통해 밝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대학 본과 4학년생 중 81%는 동맹 휴학이나 의사국시 거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광웅 서울대병원 교수(비대위원장)는 "교수들은 학생들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며 "의대협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9일 오전에나 의료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병원 등은 업무에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은 역학적 연관성에 따라 검사가 필요한 전공의만 검사를 하도록 했다. 이처럼 복귀 전공의의 코로나19 검사로 인해 대형 병원 수술과 입원 일정이 당장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100% 정상화되려면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달 말 추석 연휴에 병원이 5일 정도 휴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단휴진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데 최대 한 달 가까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해당 병원 소속 인턴 92명, 레지던트 377명 등 총 469명이 9일 오전 6시까지 모두 복귀하기로 했다. 이로써 국내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 전공의들이 모두 복귀하게 됐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김연주 기자 /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