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정보판공실ㆍ신화통신, '연합 루머 폭로 플랫폼' 공동개발
"'만리장성방화벽' 이어 새 SNS 통제수단" 비판론도
1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사이버 감독기관인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지난달 29일 통지문을 통해 '루머와의 전쟁'을 강화하기 위해 '연합 루머 폭로 플랫폼'(聯合闢淫平台·연합벽음평태)라는 이름의 새로운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합 루머 폭로 플랫폼'(聯合闢淫平台) 이름의 앱 |
연합 루머 폭로 플랫폼은 CAC가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협력해 개발했다.
이 앱은 중국 최대의 SNS 플랫폼인 텐센트(騰迅·텅쉰) 그룹의 위챗(微信·웨이신)을 비롯해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의 알리페이(Alipay), 바이두(百度)의 검색 앱 내에서 구동되는 미니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연합 루머 폭로 플랫폼은 루머를 검색한 모바일 이용자들이 관영 매체, 정부 기관, 각계 전문가들의 작성 자료에 자동으로 접근해 즉각 팩트 체크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CAC는 밝혔다.
이 앱의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식량, 보건, 환경 등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많은 사람이 루머를 믿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감정은 루머 생산자들이 사이비 과학을 믿도록 사람들을 유인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과의 무역ㆍ기술 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SNS 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루머가 나돌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신뢰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 앱은 사이버 통제의 또 다른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에 경종을 울린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중국 당국에 의해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렸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리원량은 코로나19의 진앙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으며, 이후 환자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2월 초 사망했다.
중국의 사이버 당국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불리한 정보를 걸러내고, 민감한 해외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를 중국의 만리장성(The Great Wall)에 빗대어 '만리 방화벽'이라고 부른다.
CAC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SNS에 대한 검열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글들은 속속 차단되고 있다.
CAC는 지난 3월부터 중국의 주요 SNS 관련 기업에 감독기관을 설치해 감독과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CAC가 감독기관을 설치한 기업은 웨이보(微博) 모기업인 시나(新浪),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위챗의 모기업인 텐센트 등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도 지난 3월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간부들은 온라인 매체를 철저히 통제하고 여론을 이끌어 신종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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