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방침을 확실히 밝혔다. 이에 대해 친여 게시판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8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이 대표. /배정한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보편 지급' 성과는 이재명에 쏠렸다 보는 듯" 분석도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코로나19 재확산 대응을 위한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선별 지급 방침을 분명히 밝히자 친여 성향 게시판에는 "고구마 100개 먹은 느낌" "보편 복지 철학이 없다" 등의 반발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향에 대해 "맞춤형"이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또 양육 부모, 맞벌이로 아이를 기르는 분들, 실업자, 고용 취약계층, 그리고 수해, 그리고 이번 방역 피해자 등등 (에 대해 선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사회자인 방송인 김어준 씨가 "결국은 보편 지급이 아니라 선별 지급을 염두에 두신 셈"이라고 하자 "네, 그런 당정 협의를 지금 하고 있다. 물밑에서 하고 있고, 이번 주 안에 큰 가닥은 잡힐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 국민 지급으로 최종 결정이 날 수도 있는 사안인가"라는 김 씨의 거듭된 질문에도 "기류는 그렇게는 안 보인다. 재난을 더 많이 겪고 계시는 분, 더 고통을 당하시는 분께 더 빨리 더 두텁게 도와드리는 것이 그 제도의 원래 취지에 맞다"라고 선별 지급 방침을 강조했다.
이에 김 씨가 "그런데 선별 지급은 기본적으로 보수의 아젠다(의제)였다"며 "지금 선별 지급으로 가면 핵심 지지층이 반발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묻자 이 대표는 "지지층 여부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4월 1차 지급 때에 비하면 데이터의 현행화와 전달 체계도 많이 확충이 됐다. 그래서 왜 저 사람은 들어가고 나는 빠졌느냐, 그런 문제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날 라디오 인터뷰 직후 친여 성향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게시판 등에선 선별 지급 방침 선회를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이낙연 총리님 고집 있으시다'라는 글에서는 "재난 지원금 선별 지급을 강하게 고수하신다. 만일 선별지원으로 당론을 정하고 밀어붙인다면 역풍 불 수 있다. 신중해야 하는 것 이해하지만 이러면 대선 때문에 중도층, 보수층 표심 잡기 위해 눈치보는 것으로밖에 비치치 않는다. 제발 마음 고치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오늘 아침 뉴스공장 (라디오 방송)을 듣고 고구마 100개 먹은 느낌에 짧게 쩍는다"라며 "이 대표가 분명 좋은 분이고 민주당에서 없어서는 안될 좋은 인재인 건 분명하지만 이번 뉴스공장에서 발언한 부분에서는 분명 협치라는 명목으로 저쪽(미래통합당)에서 이용될 것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이들도 보인다. '이낙연은 보수'라는 제목의 글을 쓴 한 누리꾼은 "이낙연은 좋은 사람이지만 보수다. 생각을 고치지 않을 거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진보에서 왜 선별복지가 아니라 보편복지를 하려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없는 분인 것 같다. 이낙연을 보수로 규정한다. 민주당 대선후보와는 맞지 않는 분"이라고 했다. "이낙연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오히려 잘 됐다. 대통령감도 아니다"라는 글들도 올라왔다.
이 대표의 선별 지급 방침에는 재난지원금 관련 '보편 지급' 입장을 선점한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경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누리꾼은 "1차 재난지원금 보편적 지급의 정치적 성과가 이재명, 김경수 (지사)에게 쏠렸다고 평가하는 듯하다. 2차 지급까지 보편적으로 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확연히 1차 지급 후보다 나은 경제적 지표가 나오지 않으면 멀쩡히 훌륭한 성과를 가진 민주당의 보편적 지급 정책을 뒤집은 책임을 져야 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정치적 모험이 성공한 게 될 것"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