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유죄' 후 1년…미투法만 쌓였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 대한 유죄 판결 후 1년이 지났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당은 안 전 지사 사건 이후 권력형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불관용 △근본적 해결 △피해자 보호주의 라는 3대 원칙을 세웠다.

민주당은 추 대표 시절 성폭력 2차 피해 방지 매뉴얼을 마련하고 여성폭력방지법 기본법 제정,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공소시효 배제' 추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여성폭력방지법과 13세 미만 모든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의 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법안은 통과됐다. 그러나 국회가 쏟아냈던 성폭력 관련 법은 20대 국회에서 추진력 부족으로 대량 폐기됐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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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해결 말했지만…'성폭력 법' 대량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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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의 사건 이후 성폭력 관련 법 개정에 국회의 관심이 쏠렸다. 20대 국회에 발의된 2만4000여개 법안을 전수조사한 결과, 성폭력 처벌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 비해 가장 많이 발의된 법안이었다.

20대 국회에서 성폭력 처벌법은 총 134건 발의됐다. 54건이었던 19대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서지현 전 검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우리 사회를 흔들었던 2018년에만 56건의 성폭력 처벌법이 발의됐다. 이 중 89건은 20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처벌하고 '비동의 간음죄' 관련 처벌 등을 담은 내용 등이었다.

비동의 간음죄는 안 전 지사 사건 이후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행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을 강간 구성 요소로 규정한다.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는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 강간죄로 인정하는 '최협의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20대 국회도 폭행과 협박이라는 강간죄 구성 요건을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등으로 수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계류되다 폐기된 형법 개정안 중 10건은 비동의 간음죄, 즉 폭행과 협박이 없어도 의사에 반하는 성관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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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동의 간음죄' 野 '박원순 피해자 보호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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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정치권은 2차 피해 예방과 성범죄 수사 등 조치를 담은 법안을 마련했다.

통합당은 박 전 시장의 사례처럼 '공소권 없음' 처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지난 14일 발의했다.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고소사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법안도 마련됐다. 통합당은 이날 피해자에 대한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2차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 일반적 비방·유포보다 강력한 처벌을 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박 전 시장 사건 전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비동의 간음죄'를 다시 꺼내들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가해자의 유형력 행사'에서 '피해자의 의사'로 바꾸고, 폭행 또는 협박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당에서도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법을 다수 제출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무고사건은 성폭력범죄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종료되거나 법원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수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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