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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재난지원금 지급

[영상]정부는 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망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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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GDP는 3.3% 역성장했습니다. IMF 외환위기로 –6.8% 성장한 1998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였습니다. GDP가 이렇게 떨어진 것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 급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은 GDP 성장기여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로 올라섰습니다.

이렇게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이 는 것은 막대한 세금지원 덕분입니다. 이미 올해 500조원의 슈퍼재정을 편성한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총 2차례의 추가경정예산까지 더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상황이 안정되면서 소비가 빠르게 회복한 겁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는 등 재확산하고 있어, 경기가 다시 침체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여당을 중심으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부는 1차 긴급재난지원금 때와 달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여당도 우선 방역에 집중하자며 지원금 논의를 보류했습니다. 왜 그런지 지난 2분기 경제 통계를 놓고 살펴봤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준 만큼 소비 안 늘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가계 소득을 보전해주고, 소비를 살려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죠.

실제 긴급재난지원금이 줄어든 소득을 메워주는 효과는 있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 소득 중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역대 최악의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지원인 공적이전소득은 지난해 비해 127.9%나 증가했습니다. 이런 효과로 전체 소득도 오히려 지난해 비해 증가했습니다. 사상 최악으로 감소했을 소득이 정부지원금으로 끌어 올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소비도 그만큼 늘었을까요. 전체 소비만 보면 2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없었던 1분기보다 소비가 늘어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돈을 준 만큼 소비가 늘어나진 않았습니다. 평균소비성향은 6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포인트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평균소비성향이란 가처분 소득에서 실제 소비한 비율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만약 소비성향이 70%라고 한다면 사용할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면 70만원을 썼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비성향이 2분기 기준으로 60%대 주저앉은 것은 통계작성 이래 처음입니다. 정부가 소득을 늘려줬지만 그만큼 쓰는 효과는 떨어졌다는 이야깁니다.



재정부담 큰 데…상반기 적자 역대 최악



재정부담도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올 상반기에만 누적 적자는 관리재정수지를 기준으로 110조5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적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상황은 이런 데 긴급재난지원금에 들어가는 돈은 만만치 않습니다. 1차 때처럼 전 가구에 40만~100만원씩을 지급하면 14조3000억원이 들어갑니다. 지급 범위를 줄여 소득 하위 70% 가구에만 지급해도 9조7000억원, 50% 가구로 한정하면 5조~ 6조원이 필요합니다. 이재명 경기지사 주장처럼 1인당 20만원씩만 줘도 10조원, 30만원씩이면 15조원 이상의 국고가 추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이미 3번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59조원을 새로 편성했습니다. 이 중 37조5000억원은 적자 국채를 발행해 메웠습니다.



“재정지원 효과적으로 해야”



결국 이렇게 낮은 경제 효과와 높은 재정 부담이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망설이는 이유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차 지급을 한다면, 1차 지급과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전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내년까지 길어질 것을 감안해 앞으로 재정을 더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19 타격이 큰 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하라는 주문입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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