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이 는 것은 막대한 세금지원 덕분입니다. 이미 올해 500조원의 슈퍼재정을 편성한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총 2차례의 추가경정예산까지 더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상황이 안정되면서 소비가 빠르게 회복한 겁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는 등 재확산하고 있어, 경기가 다시 침체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여당을 중심으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부는 1차 긴급재난지원금 때와 달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여당도 우선 방역에 집중하자며 지원금 논의를 보류했습니다. 왜 그런지 지난 2분기 경제 통계를 놓고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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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준 만큼 소비 안 늘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가계 소득을 보전해주고, 소비를 살려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죠.
실제 긴급재난지원금이 줄어든 소득을 메워주는 효과는 있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 소득 중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역대 최악의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지원인 공적이전소득은 지난해 비해 127.9%나 증가했습니다. 이런 효과로 전체 소득도 오히려 지난해 비해 증가했습니다. 사상 최악으로 감소했을 소득이 정부지원금으로 끌어 올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소비도 그만큼 늘었을까요. 전체 소비만 보면 2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없었던 1분기보다 소비가 늘어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돈을 준 만큼 소비가 늘어나진 않았습니다. 평균소비성향은 6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포인트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평균소비성향이란 가처분 소득에서 실제 소비한 비율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만약 소비성향이 70%라고 한다면 사용할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면 70만원을 썼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비성향이 2분기 기준으로 60%대 주저앉은 것은 통계작성 이래 처음입니다. 정부가 소득을 늘려줬지만 그만큼 쓰는 효과는 떨어졌다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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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담 큰 데…상반기 적자 역대 최악
재정부담도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올 상반기에만 누적 적자는 관리재정수지를 기준으로 110조5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적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상황은 이런 데 긴급재난지원금에 들어가는 돈은 만만치 않습니다. 1차 때처럼 전 가구에 40만~100만원씩을 지급하면 14조3000억원이 들어갑니다. 지급 범위를 줄여 소득 하위 70% 가구에만 지급해도 9조7000억원, 50% 가구로 한정하면 5조~ 6조원이 필요합니다. 이재명 경기지사 주장처럼 1인당 20만원씩만 줘도 10조원, 30만원씩이면 15조원 이상의 국고가 추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이미 3번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59조원을 새로 편성했습니다. 이 중 37조5000억원은 적자 국채를 발행해 메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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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원 효과적으로 해야”
결국 이렇게 낮은 경제 효과와 높은 재정 부담이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망설이는 이유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차 지급을 한다면, 1차 지급과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전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내년까지 길어질 것을 감안해 앞으로 재정을 더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19 타격이 큰 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하라는 주문입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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