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4명 세상 떠나
부산에 살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막달 할머니께서 어젯밤 11시경 별세하셨다”며 “고통과 아픔 모두 잊고 평안하시길 바란다.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고 30일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1923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할머니는 18세였던 1940년 “좋은 곳에 취직시켜 준다”는 일본인 2명을 따라 부산에서 일본을 거쳐 대만 기륭(지롱)으로 갔다. 대만 인나나록쿠 칸부대라는 군부대 위안소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위안소 관리인이 전쟁이 끝났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고국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뿔뿔이 흩어져 방법을 찾던 중 항구로 가면 조선으로 가는 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할머니는 혼자 항구로 가서 군인 병원선을 타고 부산으로 귀국했다.
이 할머니는 2005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한 이후 수요시위와 해외 증언 활동, 피해자 인권캠프 등에 참가해왔다.
정의연은 “허리를 다쳐 요양원에 계셨지만 식사도 잘하시고 건강을 회복하는 중이었는데 어젯밤 주무시듯 조용히 숨을 거두셨다”고 설명했다.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서 이름 외 빈소 등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3월 대구에 머물던 이모 할머니, 지난 1월 경남 창원 지역에 머물던 피해 할머니가 별세했다. 지난 5월에는 경기 광주 나눔의집에 머물던 할머니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 이날 이막달 할머니의 별세로 여성가족부에 등록됐던 240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중 이용수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 등 16명만 남았다. 생존자는 모두 85세 이상의 고령자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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