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에 게임 아이템 제공으로
자사 플랫폼 유치 경쟁 뜨거워
트위치·개발사 등 앞다퉈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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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직장인 김모씨의 낙은 퇴근 후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 경기를 시청하는 것이다. 피로감에 자주 플레이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프로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대리만족한다. 게임 스트리밍(생중계) 플랫폼 ‘트위치’에 이어 라이엇 게임즈도 자체 홈페이지에서 시청자를 대상으로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김씨는 어느 플랫폼에서 방송을 볼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e스포츠를 포함한 게임 스트리밍 산업이 성장하며 시청자를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게임 중계를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게임과 관련된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드롭스(drops)’ 시스템도 그 일환이다. 게임 개발사 역시 자체 스트리밍 사이트를 운영하며 대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 유튜브, 아프리카TV 등과 경쟁하고 있다.
2017년 드롭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트위치는 최근 게임 개발자가 직접 드롭스 캠페인을 만들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와 더불어 트위치는 이벤트 기반형, 시청시간 기반형 두 가지 형태의 드롭스를 제공한다. 스트리머가 게임 내 미션이나 이벤트를 성공시켰을 때 활성화되거나, 특정한 시청시간을 미리 설정해 이를 충족한 시청자에게 드롭스를 주는 식이다. 게임 개발자가 게임 특성에 맞게 드롭스를 설계하고 이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운영사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6월 e스포츠 중계 시스템을 강화해 자체 플랫폼 시청자들에게 드롭스를 비롯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공식 방송 도중 경기에서 ‘펜타킬(게이머 한 명이 다섯 명을 잡아내는 것)’ 같은 특정한 상황이 발생하면 드롭스가 활성화된다. 시청자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관련 디지털 상품이나 기아자동차, 마스터카드 킷캣 등 각 지역·글로벌 스폰서가 제공하는 혜택을 획득할 수 있다.
드롭스는 현재 북미 리그인 LCS와 유럽 리그 LEC에 적용되며, 오는 9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라이엇 게임즈 측은 한국 리그인 LCK에도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게임사인 블리자드 역시 오버워치 리그를 공식 중계 플랫폼에서 시청하는 시청자를 대상으로 토큰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게임 스트리밍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경쟁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아마존이 2014년 10억달러(약 1조원)에 트위치를 인수한 데 이어 페이스북도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4월 게임 플레이와 스트리밍 전용 모바일 앱인 ‘페이스북 게이밍’을 출시했다.
스트림랩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트위치는 50억시간이 넘는 시청시간을 확보해 67.6%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고, 유튜브(20%), 페이스북(11%), 믹서(1.4%)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인기 게임 중계권, 인기 스트리머 유치 경쟁에 더해 드롭스처럼 플랫폼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마케팅 수단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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