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트럼프 지지자’ 꽤 많다는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밤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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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 지명 이후 본격적으로 누가 대선 승자가 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판세 예측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감소한 데다, 트럼프 지지층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이런 신중론의 주요 근거다.
미 정치분석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가중 평균한 지지율을 보면, 26일(현지시각) 현재 바이든 50.6%, 트럼프 42.2%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4월12일 3.4%포인트 이후 계속 벌어졌고, 6월 중순 이후 바이든의 지지율은 50%를 상회했다. 최근 며칠 사이 약간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의 여파로 추정된다.
이 매체가 집계한 25일 발표 7개 여론조사 중 6개는 바이든이 7~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라스무센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46% 대 트럼프 45%로 두 후보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왔다. 라스무센은 지난 19~20일, 23~25일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인터넷으로 조사한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전주 4%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줄었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라스무센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지속적으로 예측한 거의 유일한 여론조사 기관이며, <파이브서티에잇>의 여론조사 기관 평가에서는 C+로 평가된 곳이다. 이 매체는 여론조사 기관들을 A+부터 F까지로 분류하고 이 평가 등에 근거해 각종 여론조사 평균치를 산출하고 있다.
각 주별 승자가 주 전체 대의원을 확보하는 방식 때문에 대선 승패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에서도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시엔비시>(CNBC)가 26일 발표한 6개 경합주의 4904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모든 주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섰다. 미시간(50% 대 44%)과 위스콘신(49% 대 44%)의 지지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고, 노스캐롤라이나(48% 대 47%), 애리조나(49% 대 47%),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각각 49% 대 46%)의 격차는 ‘박빙 경합’ 수준을 보였다.
이 조사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우려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주전보다 3%포인트 준 66%였으며, 트럼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8%로 2%포인트 상승했다. 최근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트럼프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트럼프 지지율이 실제보다 낮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반 트럼프 성향 보수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 ‘링컨 프로젝트’의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인 스티브 슈미트는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에 출연해 여론조사의 트럼프 지지율이 실제보다 “최소 1~2%포인트 낮게 나왔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이 사실을 감추는 ‘침묵하는 지지층’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캠프도 침묵하는 지지층을 강조하며 여론조사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2016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유일하게 트럼프의 승리를 점친 여론조사기관 ‘트래펄가 그룹’의 여론조사 책임자도 침묵하는 트럼프 지지자가 2016년 대선 때보다 많은 것으로 봤다고 <더힐>이 전했다.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지지층이 막판에 결집할 경우 대선 결과는 예측 불허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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