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모두 정상적인 거래" 반발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추가 악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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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의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계열사를 부당하게 동원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권을 미끼로 제3의 기업에서 막대한 자금을 받아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지원한 혐의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결정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시정명령과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박 전 회장,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건하기 위해 계열사를 활용, 부당 거래를 추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30년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게이트그룹에 넘겼고, 게이트그룹은 이듬해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공정위는 해당 거래가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사실상 보증·담보한 것이라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BW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우에는 무이자로 발행할 가능성도 있으나 이번 건에서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에 무이자 발행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2016년 게이트그룹을 인수한 하이난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금호고속 등 각자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정상적인 거래”라고 반박했다.
해당 거래가 다소 지연되는 사이 금호고속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계열사가 금호고속에 싼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게 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아시아나항공 등 9개 계열사는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저금리로 금호고속에 신용 대여했다. 이를 통해 재무 부담을 던 금호고속이 금호산업·금호터미널 등 핵심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총수일가의 지배력도 커졌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각 자금대차 거래는 적정 금리 수준으로 이뤄졌으며 짧은 기간 일시적인 자금 차입 후 상환된 것으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과는 전혀 관련없다”며 “동일인 또는 그룹 차원의 지시, 관여에 따른 행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향후 공정위에서 정식 의결서를 송달받은 뒤 내용을 검토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세종=김우보기자 박시진기자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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