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7월 30일 이재명 지사와 만나 간담회를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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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 대표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8ㆍ29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의 온라인 투표가 시작됐기 때문에 예전 같으면 막판 표심 경쟁으로 당권 주자간 싸움이 치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화두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이 지사의 '소신'을 비판하는 권리당원들이 '이재명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당권 도전에 어려움을 겪는 후발주자들 입장에서는 뒤집기를 노려야 하는 막판까지 난관에 부딪치는 모양새다.
강성 친문재인계 성향이 다수 포함된 권리당원들은 2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이 지사를 향한 비판 기류가 강하다. 최근 당원 게시판에는 “당정과 생각이 다른 후보는 해당행위다. 연일 해당행위를 하는 이재명을 제명하라”는 게시글까지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26일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별 지급 주장은 부자들 입장에서 조세저항이 생기게 해 정책 자체를 반대하게 만드는 미래통합당식 정치”라고 강조하면서 '전국민 지급'이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유력한 당권주자로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넓혀가고 있는 이낙연 의원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선별 지급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당정의 스탠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다. 때문에 이 지사를 향한 권리당원들의 반발이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당은 조폭이나 군대도 아니고 특정인의 소유도 아니다”라며 “정책이 결정되면 존중하지만 정책결정 전에는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내고 토론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글도 이 지사의 취지와 달리 진성당원들에게 곱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월 30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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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민주당 당권 경쟁은 3명의 후보간 경쟁에 막판 장외 선수로 이 지사가 참여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발 주자들에게는 특히 더 불리한 국면이다. 김부겸 전 의원이나 박주민 의원도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이 지사와 같은 전국민 지급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그럴수록 이 의원과 차별화가 되는게 아니라 이 지사와 묶여 가는 식의 프레임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 지사가 김부겸 전 의원의 돌파력, 박주민 의원의 혁신 등 도전자 입장에 선 후보들의 강점을 흡수해버린 모양새가 돼 달가워하지 않은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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