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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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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하던 애호박이 2500원"…장마·태풍에 금값된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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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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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올해 기록적인 장마로 채솟값이 폭등한 20일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0.8.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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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하던 애호박이 2500원이네요. 오이 가격도 너무 올랐고요." 26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중형마트를 찾은 주부 A씨는 채소 코너 앞에서 상품을 들었다 놨다하며 망설였다. 한달 새 2배 이상 오른 가격에 선뜻 장바구니에 집어넣기가 쉽지 않아서다.

긴 장마에 따른 생육 부진, 공급량 감소로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대형마트에서 1000원 안팎이던 애호박 가격은 2980원에 판매되고 있고 2000원대였던 백오이 1봉 가격도 4580원으로 올랐다. 긴 장마 이후 태풍 북상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농수산물유통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25일 기준 오이(10개) 가격은 평균 1만3129원으로 1개월전(7977원)대비 64.6% 올랐다. 평년 이맘때 기준(1만125원)보다도 29.7% 높은 수준이다. 애호박 가격은 2974원으로 1달전(1251원)보다 138% 급등했다. 평년기준 대비로도 2배 수준이다. 배추, 무, 당근 등 주요 채소들 가격도 적게는 10%, 많게는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지난 7월부터 지속된 긴 장마 영향으로 농산물 생산이 부진한데 따른 것인데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기온 상승에 따른 생육 부진과 상품성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길었던 장마의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한 시금치, 양배추 등의 공급량이 감소했다"며 "양배추, 얼갈이배추, 다다기오이 등 채소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장마 이후 탄저병 등 병해충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요 채소 수급 불안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집중호우로 일조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부족했고 장마 뒤에 폭염이 덮치면서 탄저병, 노균병 등이 퍼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추 탄저병 발병률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

여름과일, 닭고기 등도 작황부진, 장마 피해 등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박 평균가격은 평년 대비 68% 높은 2만3708원, 포도, 복숭아도 각각 25.6%, 43.8%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육계 가격 역시 집중 호우 피해로 전주 대비 17.8% 높은 1990원(kg당)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태풍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현재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제주 서귀포 남서쪽 해상에서 북상 중인 가운데 태풍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지난해 국내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링링'이나 2012년 발생한 태풍 '볼라벤'과 유사한 경로로 이동하며 피해규모는 더욱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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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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