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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물가와 GDP

“코로나로 GDP 67조 날아가고, 일자리 67만개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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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부문별 충격 분석

경제 피해 꼼꼼한 ‘종합검진표’

올 ‘-0.5% 성장’ 전제로 피해 추산

코로나 전 2.1% 성장 전망과 비교

재확산 진정 안되면 더 악화 우려

취약지대 피해 컸다

2분기 대기업 생산 증가 -3.3%

중소기업은 -9.8%로 침체폭 커

1분위 소득 감소율 가파르고

자영·임시·일용직 일자리 타격


한겨레

그래픽_고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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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기업규모와 소득계층·지역·성별에 따라 실물 경제에 얼마만큼의 충격을 안겼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현재로선 ‘코로나19와 함께 한 7개월’ 동안의 한국 경제에 관한 가장 꼼꼼한 ‘종합검진표’라 할 만하다. 예상대로 중소기업과 소득 최하위계층,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여성, 대구·서울·제주·인천에 ‘가장 폭넓고 깊게’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GDP의 3.5% 사라져

민간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코로나19 충격의 경제부문별 영향’ 보고서를 내어,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거시경제 피해규모를 명목 국내총생산(GDP·부가가치) 67조2000억원, 일자리 67만8000개로 추정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지디피(1919조원)의 약 3.5%가 맥없이 사라진 셈이다.

보고서는 지난 23일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수정치·-0.5%)와 지난해 12월 시점에 전망했던 성장경로(2.1%)를 비교해 피해규모를 추산했다. 연구원은 지난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3%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코로나 재확산’ 경고음이 커지자 “2차 경제 충격이 우려된다”며 지난 23일 아예 마이너스(-) 성장 전망으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코로나 재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에 한국 경제에 대한 충격이 시작되었고 2분기에 경제적 피해가 본격화된 양상”이라며 “최근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봉쇄 완화보다는) 방역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가 내린 ‘잠정 진단’보다 우리 경제의 실제 건강상태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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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피해 가장 커

공황이나 금융위기 같은 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전염병이라는 ‘외부 충격’에서 비롯된 이번 ‘코로나 위기’는 정상적인 경제활동 상태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지대에 속했던 집단과 계층에 유독 큰 피해를 안겨줬음이 여러 지표로 거듭 확인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생산 활력이 월등하게 위축됐다. 제조업 부문 대기업의 생산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1분기 8.7%, 2분기 -3.3%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엔 1분기 -1.6%, 2분기 -9.8%로 침체 폭이 훨씬 컸다. 서비스업 부문 역시 올해 1분기(-2.3%)와 2분기(-4.7%)의 생산증가율 감소 폭이 대기업보다 2배 이상 컸다. 비대면·비접촉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매출 충격이 별다른 방어·완충 장치 없이 중소기업에 가장 먼저 전달됐음을 알 수 있다.

그 피해는 중소기업에 주로 종사하는 소득 하위계층과 비정규직, 여성에 고스란히 돌아갔다. 이전소득(정부 재난지원금 등)을 제외한 소득계층별 근로·사업·재산소득 증가율을 보면 1분위(하위 20%)의 소득 감소율이 다른 계층에 비해 유독 높았다. 1분위의 근로·사업·재산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분기 -2.3%, 2분기 -17.0%를 기록한 데 반해, 5분위(상위 20%)는 1분기에 증가세(2.3%)를 보였고 2분기에 들어서야 감소세(-4.0%)로 전환됐다.

■ 대구·제주·서울에 상대적 집중

종사자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보다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 안에서는 임시·일용직에게 더 큰 충격이 가해졌다. 7월 현재 임금근로자 일자리는 9만3000개 감소(-0.5%·전년 동월 대비)했으나, 자영업자 일자리는 12만8000개(-2.3%)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특히 코로나19의 충격은 여성(60세 이하) 일자리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실업률은 2018년 7월과 지난해 7월엔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으나, 올해 7월엔 여성(4.1%)이 남성(4.0%)을 추월했다.

16개 시·도별 코로나19 충격의 실상도 흥미롭다. 전체적으로는 모든 지역이 예외 없이 충격을 받았지만, 제조업은 대구, 서비스업은 제주, 서민 체감경기는 서울이 가장 큰 고통을 겪는 등 지역별 차이가 뚜렷했다. 6월 기준으로 제조업 생산활동(전년 동월 대비)이 가장 크게 위축된 곳은 대구(-25.4%)이고, 서울(-22.7%), 대전·경남(-16.1%)이 뒤를 이었다. 생활물가 상승률과 취업자 증가율로 따져본 서민 체감경기는 두 지표 모두 서울이 유일하게 전국 평균치를 밑돌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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