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의 변호사 찾아간 한국타이어 장남…경영권 갈등 증폭

▲ 한국타이어 조현식 총괄부회장-조현범 사장

한국타이어 큰 아들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큰 누나 편으로 기울며 차남 조현범 사장에 맞섰습니다.

이제 한국타이어 4남매 중 3명은 2대 1 구도로 갈렸습니다.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모두 넘겨받은 조현범 사장이 한 편이고, 지분 양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아버지 성년후견 심판청구를 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이 반대편입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측은 둘째 딸인 조희원 씨는 '중립'이라고 전했으나 아직 본인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조현식 부회장도 그동안 침묵을 지켰습니다.

지난달 30일 먼저 움직인 것은 큰 딸인 조희경 이사장입니다.

누나들보다 지분(19.32%)이 많은 조 부회장은 25일 약 한 달 만에 입을 열면서 결국 조현범 사장을 상대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조현식 부회장의 입장을 전한 법무법인 원의 변호사가 '남매의 난'을 치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대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동안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경영권 다툼은 성립할 수 없는 구도였습니다.

조현범 사장 지분이 42.9%인데 나머지 셋의 지분을 합해도 30.97%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변수는 조 사장의 주식매입대금입니다.

조 사장은 아버지 주식을 사들이면서 2천400억 원 중 2천200억 원을 주식담보대출로 빌렸는데 결국은 이 또한 아버지에게서 받아 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면서 여기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현금 증여가 안되면 조 사장이 지분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조현식 부회장도 이날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서둘러 증여를 받더라도 이후 성년후견 결정이 나오면 뒤집힐 여지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조 부회장이 이번에 성년후견심판과 관련해 조 이사장과 뜻을 같이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한 편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 부회장은 조 이사장측과는 다른 대리인을 내세웠으며, 입장 발표 전에 서로 의견을 나누긴 했지만 구체적인 조율작업을 하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이사장은 조양래 회장이 사회환원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 일환으로 평소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 등에 지분을 넘기기로 했다고 주장합니다.

조 부회장으로서는 이 지점에선 시각차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조현범 사장을 상대로 큰 누나와 동맹을 맺고 당면 문제를 처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보는 듯합니다.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연합뉴스)
권태훈 기자(rhors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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