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성추행 사건…외교부 대응에 문제”

청 지적…강경화 “소통 강화”

[경향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이 2017년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벌어진 한국 외교관의 뉴질랜드 직원 성추행 사건에 대한 외교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청와대가 지적한 사실을 공개했다.

강 장관은 24일 화상 실국장회의에서 “사건 발생 초기부터 정상 간 통화에 이르기까지 외교부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청와대 조사 결과를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최근 이 사건에 대한 외교부 대응을 직접 감찰했다. 청와대는 감찰 결과 외교부가 이 사건을 처음 인지했을 당시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근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또 지난달 28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에 대비하지 못한 점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 사건 처리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강경화 장관 취임 이후 성비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 감찰 결과를 넘겨받은 뒤 입장이 변했다. 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성비위 사안은 발생 시기와 상관없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며, 관련 조항의 보완 및 내부 교육의 강화를 지시했고, 본 사건이 공정히 해결될 수 있도록 뉴질랜드 측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의 당사자인 외교관 A씨는 2018년 외교부 감사에서 이 문제로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은 뒤 필리핀 공관에서 근무해왔다. A씨는 최근 이 사안이 다시 불거진 뒤 외교부의 귀임 조치에 따라 지난 17일 귀국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